문재인 대통령이 최측근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총선 출마 희망 참모를 교체하기 위한 청와대 인사를 이번 주 중 단행할 예정이다. ‘신남방정책’ 추진에 앞장서온 주형철 경제보좌관도 출마로 기울었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막판 고심 중이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참모들이 이번 총선에 최대 60여명까지 출마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 중 누가 국회 입성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5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신년사 발표일인 7일 이후 청와대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애초 신년사 발표 이전인 6일 인사를 단행하는 방안이 유력했지만, 막판 일부 참모들의 거취에 대한 고민이 길어지면서 주 후반인 10일 전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윤 실장의 경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구로을 출마가 유력하다. 주 보좌관은 고향인 대전 동구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고 대변인의 경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한 경기 고양 등의 지역에 출마 가능성이 있지만 막판 고민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당직자 출신인 권향엽 균형인사비서관도 출마 후보로 거론된다.
인사와 맞물려 조직 개편도 예상된다. 윤 실장이 맡았던 국정기획상황실을 상황실과 국정기획 분야로 쪼개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실 후임으로는 신상엽 제도개혁비서관과 이진석 정책조정비서관, 국정기획 후임으로는 오종식 연설기획비서관 등이 거론된다. 총선용 교체와 조직 개편을 포함하면 비서관 이상 인사 교체의 폭은 6∼7명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편까지 포함할 경우 수석, 비서관, 행정관 등 문재인정부 청와대 참모들이 총선에 출마하는 사례가 6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4년차를 맞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비교적 선방하고 있어 ‘대통령 프리미엄’으로 전략공천을 받거나 경선에서 승리해 여의도에 입성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참모 중에는 박수현 전 대변인 등 전직 의원들이 있고,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 등 총선 출마 경험이 있는 정치인들이 있다. 또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 일찌감치 청와대를 나와 1년 가까이 지역구에 공을 들인 인사들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통령 후광만으로는 경선과 본선에서 승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청와대 출신 출마 희망자 중에는 총선 승리에 꼭 필요한 사람도 있지만, 크게 기여한 것도 없이 청와대 경력만 내세워 출마하려는 사람도 많다”며 청와대 출신에게 특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