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기둥 잃고 리빌딩 주력?… ‘천둥’ 몰고 온 OKC 썬더

입력 2020-01-06 04:10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샤이 길저스 알렉산더(왼쪽)가 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로킷 모기지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2019-2020 미국프로농구 정규시즌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 시즌 앞두고 팀의 에이스들이 떠나면서 당장의 성적보다 팀 재건이 예상됐던 미국프로농구(NBA) 오클라호마시티(OKC) 썬더가 비상하고 있다. 에이스의 빈 자리를 이적생과 영건들이 기대이상으로 잘 메워주면서 봄농구 진출과 그 이상의 성과가 예상되고 있다.

OKC는 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로킷 모기지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2019-2020 NBA 정규시즌 경기에서 121대 106으로 승리했다. 5연승을 달린 OKC(20승 15패)는 8위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를 5.5경기차 앞선 서부 콘퍼런스 7위를 공고히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OKC는 팀의 핵심이던 프랜차이즈 스타 러셀 웨스트브룩(32)과 올스타 포워드 폴 조지(30)를 모두 잃었다. 두 슈퍼스타가 동시에 라인업에서 빠지면서 올 시즌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는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자 예상외의 양상이 펼쳐졌다. OKC는 강팀들이 몰린 서부 콘퍼런스에서 중상위권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최근 2주간 LA 클리퍼스와 댈러스 매버릭스 등 우승후보권 팀들을 꺾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이후부터는 13승 4패의 고공행진을 보여주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이 슛을 쏘는 모습. AP뉴시스

팀 상승세는 경험 많은 이적생과 패기 있는 젊은 선수들의 조화가 이끌고 있다. 전성기 시절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명성을 떨친 크리스 폴(35)은 휴스턴에서 넘어온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6.3득점 6.6어시스트로 녹슬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5일까지 시즌 전경기에 출전하며 약점으로 꼽히는 건강 문제도 불식시켰다. 클리퍼스 시절부터 다재다능함을 뽑낸 다닐로 갈리날리(32)도 변함없는 활약(18득점 5.5리바운드)을 하고 있다.

클리퍼스에서 갈리날리와 함께 이적했지만 데뷔 2년차에 불과한 가드 샤이 길저스 알렉산더(22)는 득점력이 지난 시즌(10.8점) 대비 올 시즌(19.9점)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식스맨 데니스 슈뢰더(27)도 팀의 보배로 자리잡았다. 스타팅 멤버가 아닌 벤치에서 시작하는 슈뢰더는 경기당 30여분간 뛰면서 평균 18.5득점을 쏟아 붓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데뷔 후 처음 ‘이 주의 선수’로 뽑힐 정도로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OKC는 지난여름 클리퍼스, 휴스턴과의 트레이드로 무려 7장의 1라운드 지명권을 손에 쥐었다. 수년간 재능 있는 신인들을 많이 뽑을 수 있다는 의미다. OKC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