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의 이란 참수작전… 북한에 주는 메시지 있다

입력 2020-01-06 04:01
美, 이란의 제 2인자 제거한 것처럼 위협 느끼면 대북 선제타격 검토 가능해…
北, 도발 자제하고 협상 응해야


미국이 이란의 군부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함에 따라 중동에 대한 걱정도 걱정이지만 한반도 상황에 미칠 영향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새해 벽두에 벌인 참수작전은 분명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안전이 위협받으면 미국은 반드시 행동을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이라크 북부 정부군 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아 미국인 민간 건설업자 1명이 숨지자 미국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민병대 군사기지를 보복 공습했다. 이 민병대는 바그다드 주재 미국대사관을 습격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를 드론 공격으로 표적 살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이번에 숨진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은 이란의 제2인자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긴급 성명을 내고 미국에 대한 가혹한 보복을 다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보복 공격을 해오면 이란 내 52곳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여기서 북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고 자극하는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기를 촉구하지만 군사적으로 필요하다면 오늘 밤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끝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하면 군사적 초강대국인 미국이 어떤 전략을 검토할지 모른다. 미국은 이라크 사담 후세인을 비롯해 미국의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인물들을 제거한 전례가 많다. 북한이 이란이나 이라크와 달리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위협을 크게 느낄수록 미국은 의외의 초강수를 택할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보다 온건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대북 선제타격 정책인 ‘코피 작전’을 검토한 적이 있다.

북·미가 협상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하는데, 북한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강력한 정치외교적, 군사적 공세는 승리의 중요한 담보”라며 “공화국의 존엄과 생존권 침해 행위에는 즉시적이고 강력한 타격을 안겨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크고 작은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북한이 끝내 협상을 거부하고 도발할 경우 그동안 규모를 축소하거나 유예해 온 한·미 연합훈련부터 당장 재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장기적으로는 전술핵무기 배치 검토에 이르기까지 상황별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