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는데 중학교 때 어느 남학생이 내 얼굴을 보고 놀리는 소리를 들은 후 외모에 자신감을 잃었다. ‘솔직하고 밝은 아이’라는 칭찬을 많이 들었지만, ‘띨띨하다, 엉뚱하다’라는 말을 듣고 나서 그 충격으로 자신을 자책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치관의 혼란 속에 나는 다른 사람들의 수준에 못 미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늘 우울함에 빠졌다. 그러나 성적이 다른 아이들 보다 앞서면서 주위의 칭찬을 받았다. 그때부터 공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생각에 전국 5위 안의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공부에 매진했다.
그러나 내 기준에 못 미치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명문대에 못간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중간고사에 1등을 해도, 교환학생으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현지 학생들을 제치고 200명 중에 3등을 해도, 원하던 명문대 대학원에 진학해도 자책은 사라지지 않았다. 친구들과 잘 어울렸고 쿨한 성격에 가정의 경제적 여유도 있었지만 그것도 자책을 넘지 못했다.
이런 부정적 생각은 나의 모든 삶을 지배했다. ‘도대체 나는 왜 태어났을까?’ 결국 실수로 태어난 인생이란 생각에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무기력에 빠졌다. 그렇게 절망 가운데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갔을 때, 친구의 초대로 성경공부에 참여했다. 거기서 예수를 통해서만 진정한 만족이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예수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고, 내 삶에서 예수가 개입할 가능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한 귀로 흘렸다. 어느 예배 때 ‘약하고 상처 입은 죄인들이여 길을 잃고 죽음 가운데 남겨진 자들이여 고개를 드세요. 사랑이 지나갑니다. 예수께로 오세요.’ 라는 찬양을 듣는데 갑자기 예수님께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교회에 열심히 나갔지만, 예수님은 도무지 보이지 않고 내 모습만 더욱 선명히 보였다. 그런 상태로 한국에 돌아와 유튜브 간증 영상을 찾다가 ‘오직 주 만이’ 프로그램을 보았다. 너무나 큰 확신과 기쁨으로 간증하는 모습들에 충격을 받고 무작정 한마음교회를 찾아갔다. 교회에서는 나도 다 아는 부활을 전하고 있었다.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그냥 믿는 것이지, 어떻게 부활의 표적으로 확신하고 믿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언니에게 ‘이천 년 전으로 돌아가 사도의 관점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보아야만 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아는 부활과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33살의 청년 예수를 하나님으로 믿었지?’ 고민하며 기도할 때, 믿는 자들을 악독하게 핍박하던 사울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완전히 뒤바뀐 사실이 비춰지며 예수님이 성경대로 죽고 성경대로 부활하신 진짜 하나님임이 선명해졌다. 그리고 내가 만든 기준으로 하나님 자리를 빼앗아 차지하고 살아 온 마귀 같은 내 모습이 비춰졌다. ‘지영아, 내가 너를 사랑해서 너의 죗값을 담당할테니 이제는 나와 함께하자’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사랑 앞에 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하나님, 죄송합니다. 제가 예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이제 영원한 저의 주인으로 모시겠습니다.’ 예수님을 내 마음의 영원한 주인으로 모셨다.
평생 나를 괴롭혔던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에서 완전히 해방되니 사명이 보였다. 바로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캠퍼스와 노방전도에 나섰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원하던 공무원이 되었지만, 일에 치여 살다 보니 어느새 불만으로 가득한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원하는 모든 걸 가져도 절대 행복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이 세상은 어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를 찾아와주신 빛이신 예수님께 너무도 감사하다. 이 세상에서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내게, 천국의 삶을 살게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생각할수록 눈물이 난다. 오늘도 나는 진정한 주인, 부활하신 예수님과 동행하며 푯대를 향하여 기쁘게 달려갈 것이다.
이지영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