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유상철, 지휘봉 놨다… “반드시 완쾌해 인사 드릴 것”

입력 2020-01-03 04:05
유상철 감독이 췌장암 투병 중이던 지난해 11월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밝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지키고 있다. 뉴시스

암 투병을 하면서도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1 잔류를 이끄는 투혼을 보여줬던 유상철(49) 감독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놨다.

인천은 췌장암 투병 중인 유 감독이 지난달 28일 사의를 표해 고심 끝에 이를 수리했다고 2일 밝혔다.

인천은 당초 올 시즌도 유 감독과 함께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현재도 투병 중인 유 감독이 팀에 피해를 주는 걸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인천은 유 감독을 팀의 ‘명예 감독’으로 선임하고 올해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하기로 했다.

인천 관계자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이자 팀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린 유 감독에게 예우를 다하기 위해 명예 감독으로 선임했다”며 “유 감독의 치료도 물심양면으로 계속 살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 감독은 지난해 5월 인천의 9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특유의 온화한 리더십으로 인천 선수단에 힘을 불어 넣은 유 감독은 강등권 경쟁이 펼쳐지던 지난해 10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유 감독은 투혼을 발휘해 그라운드를 지켰고, 똘똘 뭉친 인천은 최종 순위 10위(7승 13무 18패·승점34)로 극적인 1부 잔류에 성공했다.

유 감독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천에서 정말 행복한 기억을 많이 얻었다. ‘마지막 남은 약속’을 지켜달라는 팬 여러분의 외침에 보답할 수 있도록 반드시 완쾌해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고 전했다.

한편 인천은 새 감독 선임 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오는 7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치러질 해외 전지훈련 일정은 임중용(44) 수석코치 체제로 진행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