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세 ‘제동’… 12·16 대책, 시장 과열 진화

입력 2020-01-03 04:03

지난해 불같은 급등장이 이어졌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12·16 대책 이후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전국 주요 지역의 집값이 불과 1년 만에 10%이상 크게 오른 만큼 수요자들이 가격 안정을 체감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한국감정원이 지난해 12월 마지막주(3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전국 매매가격은 0.09%, 전세가격은 0.11% 상승했다. 특히 서울(0.10%→0.08%)과 수도권(0.14%→0.13%) 등 고루 상승폭이 축소돼 12·16 대책의 효과가 시장 과열을 다소 진화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세종(0.99%) 경기(0.17%) 대구(0.14%) 대전(0.14%) 울산(0.10%) 등 뒤늦게 불붙은 주요 지역 상승세는 여전한 상황이다.

감정원 측은 “단지 또는 지역 상황(가격수준, 연식, 상승률, 개발호재 등)에 따른 차별화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12·16 대책 등 강력한 규제로 고가 아파트 위주로 관망세가 짙어지며, 서울 집값은 2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요 재건축 단지의 급매물에도 대출규제와 추가하락 우려 등으로 인해 거래가 잠기면서 강남 4구(0.10%→0.07%) 가격 상승폭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 키워드는 ‘규제의 역설’로 압축된다.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온갖 규제를 쏟아냈지만 가격은 오히려 치솟았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대전 유성구로 조사됐다.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 경제만랩의 KB부동산 주택가격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대전 유성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 가격은 1103.7만원 수준이었지만 12월에는 1281.3만원으로 16.10%나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두 번째로 높은 곳은 대전 중구로 1월 3.3㎡당 825.4만원에서 12월 953.8만원으로 15.56% 상승했다. 이어 서울 광진구가 2019년 3.3㎡당 3220.5만원에서 3675.5만원으로 14.13% 상승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이밖에 대전 서구(14.06%), 서울 송파구(12.62%), 서울 금천구(12.19%), 경기 과천(11.34%) 등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던 지역은 과천이었다. 1월 3.3㎡당 2471.3만원 수준의 평균 전세가격은 12월에 2711.9만원으로 9.73%나 상승해 매매·전세 모두 가장 뜨거웠던 지역임을 입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