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내총생산(GDP) 717달러(2018년 한국은행 기준)에 불과한 빈곤국, 영국에 의한 80여년간의 식민 지배, 독재자의 장기집권과 군사 쿠데타, 집단 대학살 등으로 얼룩진 현대사를 겪어 온 나라…. 아프리카 동부에 위치한 우간다는 나라 이름을 떠올리는 이들에게 여전히 ‘검은 대륙’ ‘기아가 넘치는 미지의 땅’으로 각인돼 있다. 하지만 그 땅을 밟고 경험한 사람들은 우간다가 역동적이고 미래가 기대되는 나라임을 느낄 수 있다.
오늘날 우간다는 아프리카 대륙 52개 나라 중 전 세계 기업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나라로 꼽힌다. 3.3%에 달하는 인구성장률은 세계 5위권에 올라 있고 국민 10명 중 8명(78%)이 30세 이하일 정도로 젊은 나라다. 특히 기독교(45.2%)와 천주교(39.3%) 신자가 국민의 84.5%(2014년 인구 센서스 기준)를 차지하고 있어 기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교육에 관심이 높다.
“세계관이 바로 선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을 세우고 하나님의 사람이 사회를 성장시킵니다. 그 출발점은 교육에 있습니다. 지금 우간다엔 출발을 위한 동력이 필요합니다.”(헨리 오롬비 우간다성공회 7대 대주교)
“핵심은 주일학교의 변화에 있습니다. 주일학교가 교회와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겁니다. 그 변화의 씨앗을 심기 위해선 국교와 다름없는 우간다성공회(CoU Church of Uganda)와의 협력이 필수입니다.”(최정호 우간다한인선교사협회장)
지난달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만난 현지 목회자들은 “바른 교육은 우간다의 시대적 요청이며 이를 위한 협력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오륜교회(김은호 목사)의 산하기관인 꿈이있는미래(꿈미 소장 주경훈 목사)는 CoU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지난 1년여간 이 같은 요청에 응답을 준비해 왔다.
6년 커리큘럼으로 구성된 꿈미 교재를 현지화하는 작업이 첫 단추였다. 등장인물과 거주환경을 고려해 삽화를 수정하고 성경 스토리 중심으로 제작해 신학적 교리적 이질감이 들지 않게 했다. 주경훈 꿈미 소장은 CoU 초청으로 2018년 7월 처음 방문한 후 지금까지 네 차례 우간다의 기독교교육 현장을 살펴봤다.
주 소장은 “주일학교 학생이 600만명을 넘는데도 제대로 된 교재는 물론 교사도 턱없이 부족해 한인 선교사들이 우간다 다음세대를 위한 주일학교 교육을 대신 맡아 하고 있었다”고 현실을 전했다. 이어 “꿈미 콘텐츠가 보급된다면 우간다 주일학교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한인 선교사와 우간다 사회를 연결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오륜교회 방문단은 지난달 CoU 본부를 방문해 대표자들과 좌담을 갖고 다음세대 복음화를 위한 협력을 공식화했다. 성도 1100만명에 달하는 CoU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간다의 각 분야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이다. 1995년부터 26년째 CoU와 협력 사역 중인 송인진 선교사는 “선교사역 현장에서 현지교단과 협력하는 건 당위성과 필요성에 비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며 “다음세대를 위한 두 기관의 협력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는 3월 취임하는 CoU 스티븐 카짐마 신임 대주교가 다음세대 신앙훈련을 가장 중요한 사역목표로 선포한 점, 새로 세워지는 지도자 그룹이 한국교회의 영적 성장과 대사회적 역할에 관심이 많다는 점 등이 꿈미의 교육 콘텐츠 보급과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꿈미의 우간다 상륙과 맞물려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기쁜소식선교회(박옥수)가 최근 몇 년 사이 우간다의 교육 분야에 깊이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최정호 한선협 회장은 “기쁜소식선교회가 아직까지는 자신들의 포교 목적을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꿈미가 우간다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교육 콘텐츠로 발돋움한다면 이단 세력의 어떤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호 목사는 “오륜교회에 2019년은 설립 30주년을 맞은 의미 있는 해였던 동시에 우간다의 다음세대에 복음을 흘려보내는 데 집중했던 해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일강의 원류인 빅토리아 호수를 품은 우간다가 다음세대와 교회의 변화를 통해 사회에 새 힘을 불어넣고 아프리카 전역에 복음의 생명력을 전해주는 역사가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엔테베(우간다)=최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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