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일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국민의당 창업주이자 바른미래당의 공동 설립자인 그가 4·15 총선을 100여일 남겨두고 재등판함으로써 총선 구도, 특히 야권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정계 개편 움직임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다. 일차적으로는 분당 사태에 직면해 있는 바른미래당의 향후 진로, 새로운보수당을 추진하고 있는 유승민계와의 재통합이나 연대 여부 등이 안 전 대표의 과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보다 주목되는 것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보수 대통합의 움직임 속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다.
안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 정치는 8년 전 저를 불러주셨던 때보다 더 악화하고 있다.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 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미래, 우리의 미래세대들은 계속 착취당하고 볼모로 잡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정계 복귀 결심의 배경을 밝혔다. 그의 말대로 여야 정치권은 크게 두 패로 나뉘어 싸움만 거듭했고, 특히 지난해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 등을 둘러싸고 철저히 자기 진영의 논리만 되뇌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노출했다. 안 전 대표가 이런 구태 정치에 대한 염증을 해소하고 새 정치에 대한 갈증을 채워줄 수 있을지가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일 것이다.
안 전 대표의 복귀를 놓고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3위로 기대에 못 미쳤고,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3위로 낙마했다. 그를 두고 정치 초년의 틀을 깨지 못했다거나 권력 의지가 약하다는 등의 평가가 나왔다. 정계에 입문했을 때에 비해 참신성이 떨어지고, 유권자들의 호감도가 이제 높지 않다는 평도 있다. 이런 회의론을 불식시키는 지름길은 그가 내세웠던 새로운 정치, 실용적 정치, 중도의 정치를 구현할 길을 얼마나 활짝 열어젖힐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의 특장이었던 젊은층과의 소통 능력을 다시 살리는 것도 필요하다. 그것이 그가 우리 정치 발전에 기여할 최적의 지점인 동시에 정치인 안철수의 존재 의미이기도 하다. 그의 1년3개월여 만의 복귀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치지 않고 대권으로 치달을 동력을 지녔는지 여부도 여기에 달려 있다.
[사설] 정계 복귀하는 안철수, 새로운 정치 보여줘야
입력 2020-01-03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