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권을 꼭 따내기 위해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이전과는 다른 경기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충북 진천선수촌 배구장. 남자 대표팀 코트에선 연신 파이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남자 선수들은 오는 7일부터 중국 장먼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우승으로 20년 만의 본선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 곳에서 에이스 전광인(28·현대캐피탈)을 만났다.
지난 시즌 고질적인 무릎 통증에 시달렸던 전광인은 지난해 4월 중순 왼쪽 무릎 연골 수술을 받고 5개월 간의 재활 기간을 거쳤다. 때문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해 출범한 임도헌호엔 첫 승선이다.
임도헌 감독은 “아무래도 광인이가 합류한 게 큰 힘이 된다”며 기대를 걸고 있다. 임 감독은 전광인과 정지석(대한항공)을 선발로 내세우고 수비력이 필요할 때 곽승석(대한항공)을, 블로킹·서브를 보강해야 할 때 나경복(우리카드)을 투입해 각 선수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레프트 시스템을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올 시즌 V-리그에서 공격종합 3위·수비 1위에 오를 정도로 몸 상태를 끌어올린 전광인이기에 이란·호주·중국 등 아시아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한다.
전광인은 “수술 때문에 그 동안 합류를 못했는데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불러주셔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믿어주시는 만큼 기량을 보여드려 공·수 모두에서 보탬이 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강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렸을 경우 2단연결을 통해 공격을 성공시키는 시스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오후 훈련 막바지엔 14명을 반으로 나눠 연습게임을 진행한다.
이날 훈련에서도 전광인은 돋보였다. 주전팀과 비주전팀이 나눠 경기할 때도 높은 체공력을 활용한 강스파이크가 호쾌하게 코트를 갈랐다. 득점할 땐 포효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다만 발목과 무릎 컨디션이 완전하진 않다. 훈련이 끝나고 임 감독이 “광인이 발목이랑 무릎 좀 봐주라”고 따로 지시할 정도다. 전광인은 “실전에선 더 좋은 몸 상태로 세터들과 완벽한 세트 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매일 부족한 부분을 서로 이야기할 정도로 어느 때보다 단합이 잘 돼 걱정 없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연습 상대도 구하지 못하는 열악한 실정이다. 여자부와는 달리 V-리그 남자부는 3~4일에도 시합이 있다. 대학리그도 휴식기다. 그나마 청소년대표팀이 선수촌에 소집돼 있어 1일 한 차례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을 점검했다.
전광인은 “아쉽다면 아쉽지만 이런저런 불만을 얘기하기보단 상황에 맞춰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임 감독은 1일 “단점을 말하기보단 각 선수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멘털 전문가를 초빙해 선수들의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진천=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