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일국양제·홍콩 안정” 아베 “개헌” 방점

입력 2020-01-02 04:05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현지시간) 수도 베이징에서 2020년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0년을 맞아 홍콩 사태 수습과 일국양제(一國兩制) 성공 의지를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개헌이 올해의 주요 국정 과제라고 거듭 밝혔다. 중·일 양국 모두 지도자의 새해 첫 메시지를 통해 지난해부터 이어온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31일 오후 국영 CCTV 등으로 중국 전역에 방송된 2020년 신년사에서 최근 마카오 반환 20주년 기념식 행사 참석을 언급하며 마카오와 홍콩을 비교했다. 시 주석은 “마카오의 번영과 안정에 고무됐다”며 “마카오의 성공적 (일국양제) 이행은 일국양제 원칙이 완전하게 적용 가능하고 성취할 수 있으며 대중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마카오는 1999년 12월 20일 포르투갈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뒤 중국의 지원으로 경제 성장을 해왔다.

시 주석은 이어 “최근 몇 달간 홍콩 정세는 모두의 마음에 우려를 야기했다”며 시위 사태를 언급했다. 그는 “조화롭고 안정된 환경이 없으면 어떻게 즐겁게 일할 수 있겠느냐”며 “홍콩과 홍콩 동포의 안녕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홍콩의 번영과 안정은 홍콩 동포의 소망이자 조국 인민의 기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홍콩과 마카오를 언급하며 비교한 것은 홍콩 시위가 반중 감정을 키우며 세를 확장시키는 것을 막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마카오도 홍콩처럼 자치권이 보장된 특별행정구이지만 일국양제에 순응해 왔다. 반환 후 20년간 대규모 시위가 없었고, 홍콩에선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국가보안법도 2009년 통과됐다.

시 주석이 신년사에서 홍콩에 경고 메시지를 내놨지만 홍콩 시위대는 2019년 마지막 날에도 친중 정부를 규탄하며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해산에 나섰다. 시위대는 2020년 첫날인 1일에도 시위를 벌였다.

한편 시 주석은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건설해 (두 개의 100년 가운데) 첫 번째 목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두 개의 100년’이란 중국공산당 창당 100년(2021년)과 신중국 건국 100년(2049년)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때까지 ‘중화민족의 부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시 주석은 “2020년은 이정표가 되는 해”라며 “모두 힘을 모아 열심히 일하고 험난할수록 앞으로 나가야 하며, 농촌 빈곤 인구의 완전한 탈빈곤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1일자 연두(年頭)소감에서 개헌이 주요 국정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 형태에 관한 큰 개혁을 추진해가겠다”며 “그 선두는 헌법 개정”이라고 말했다.

일본 헌법 9조는 일본에 식민지배의 책임을 물어 전쟁 포기, 전력(戰力) 불보유, 교전권(交戰權) 부인을 규정하고 있어 일명 ‘평화헌법’으로 불린다. 하지만 아베 총리 등 우익세력은 ‘전쟁할 수 있는 국가’를 염원하며 끊임없이 개헌을 시도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가 2012년 12월 2차 집권 이후 연두소감을 발표한 것은 8번째, 헌법 개정 언급은 2014년 이후 2번째라고 전했다. 신문은 “자민당 총재 임기가 2021년 9월로 다가오는 가운데 개헌 목표를 재차 선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산케이신문과의 신년 특집 대담에서도 올해 포부로 “헌법 개정을 내 손으로 진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