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딸기·봄 수박·여름 귤… ‘철없는 과일’ 인기 계속

입력 2020-01-02 04:09

겨울철 가장 인기 있는 과일을 물었을 때 귤이나 사과를 먼저 떠올린다면 옛날얘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겨울 과일 가운데 장바구니 단골손님으로 딸기(사진)가 치고 올라왔다. 11월부터 딸기 제철이 시작돼 6월까지 이어지면서 이마트는 2019년 과일 매출 1위는 딸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일 유통·외식업계에 따르면 봄의 대표 과일이던 딸기가 최근 시설원예 기술이 발달하고 수확 시기를 당길 수 있는 품종이 다양하게 개발되면서 딸기 제철이 겨울로 바뀌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산 품종 보급률이 95%를 넘어서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이마트의 지난해 1~10월 딸기 매출은 2018년 같은 기간보다 10% 신장했다. 딸기 시즌이 시작된 11월 이마트의 딸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올랐다. 딸기는 편의점에서도 가장 잘 팔리는 과일로 꼽힌다.

GS25는 지난 11월 16일부터 12월 24일까지 1개월여 동안 딸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7.1%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CU는 역대 가장 빠른 시기인 지난 11월 둘째주부터 처음 수확된 설향 딸기를 판매했고, 이마트24는 프리미엄 딸기인 ‘금실딸기’를 출시했다.

딸기 수확 시기가 앞당겨진 데는 스마트팜 딸기 수확이 늘면서다.

스마트팜 농법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딸기 생육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환경을 찾아내 딸기를 키워낸다. 복합 환경 제어장치로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등을 적절하게 적용시켜 하우스 환경을 최적으로 만들어 키워낸다.

딸기는 주스, 빙수, 케이크, 샌드위치 등 각종 디저트류의 재료로도 다양하게 활용된다. 호텔업계는 딸기를 재료로 한 디저트들로 구성한 딸기 뷔페 프로모션을 매년 12월부터 4월까지 진행하는데 예약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편의점에서는 생딸기뿐 아니라 딸기샌드위치가 겨울철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GS25 관계자는 “딸기샌드위치는 2015년 처음 판매를 시작해 그해에만 100만개 넘게 팔렸고, 2018년엔 350만개 이상 판매됐다”며 “이번 딸기 시즌에는 450만개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철이 바뀐 과일은 딸기뿐만이 아니다. 봄에는 수박, 여름엔 귤이 시중에 판매되면서 제철 과일의 구분이 무색해지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하우스 농법이 발달하면서 당도 높은 프리미엄 과일들을 제철보다 일찍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