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좋은데 소외된 중·소형주 눈여겨 봐야”

입력 2020-01-02 04:07

“소외가 깊을 때 관심을 가져라.” 2020년 새해 코스피시장의 키워드로 ‘중소형주’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코스피 대형주가 반등 랠리를 시작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소형주도 저평가 국면을 벗어날 것이라는 관측을 바탕에 깔고 있다. 특히 매출과 이익 성장률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연초 반등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대형주들의 주가는 평균 10.98% 상승했다.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7.66%, 3.10% 하락했다. 통상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상위 100위권을 대형주로, 101위부터 300위까지 종목을 중형주로 구분한다. 그보다 낮은 종목은 소형주로 본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연초 대비 상승(7.7%) 마감한 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선전 덕분이었다.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 증가 규모(132조원) 가운데 삼성전자 비중이 77.3%(102조원)에 이를 정도였다. 전체 대형주 시가총액이 11.7% 느는 동안 중형주 시가총액은 5.6% 쪼그라들었다.

특히 지난해 코스피 중형주 종목 200개 가운데 67.5%(135개)가 하락 마감했다. 한화손해보험(-52.19%)과 쌍용차(-47.6%), HDC현대산업개발(-46.78%), 한진(-44.23%), 애경산업(-40.33%) 등은 주가가 절반가량 폭락했다.

다만 실적 개선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 중에도 중소형주가 많았다. 의류 브랜드 ‘디스커버리’ ‘MLB’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F&F(179.65%), 반도체 제조 업체 DB하이텍(154.37%) 등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맥주 ‘테라’와 소주 ‘진로이즈백’ 등 신상품으로 선풍을 일으킨 하이트진로의 주가도 연초 대비 74.69% 올랐다.

금융투자업계는 새해에도 실적이 개선되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진다고 내다본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중소형주는 아직 미·중 1단계 무역 협상에 따른 기대감을 반영할 여지가 있고, 이익 대비 낙폭도 과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손 바뀜’이 일어나는 시기에는 주가수익비율(PER)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성장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도 “올해 1월은 대형주의 단기 과매수가 해소되는 동안 중소형주의 높은 성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