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보여준 기독 뮤지컬·영화, 새해에도 주목해야

입력 2020-01-01 00:01
고 이관희 집사의 삶을 조명한 영화 ‘교회오빠’ 스틸컷. 커넥트픽쳐스 제공

문화는 세상과 교회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문화 선교는 부드럽게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호응을 받은 기독 문화 콘텐츠의 지형을 들여다보면 올해 문화 사역에 도움이 된다.

최근 일반 공연문화 콘텐츠 중 단연 주목받는 장르는 뮤지컬이다. 기독 공연계에서도 예외는 아니지만, 일반 공연계와 규모 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 기독 공연계 관계자는 “기독 뮤지컬의 시장 규모는 일반 뮤지컬의 1%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지난해 꾸준히 무대에 올라온 기독 뮤지컬 작품들이 있다. 광야아트센터는 뮤지컬 ‘요한계시록’ ‘더 북’ 등 뮤지컬 4편과 콘서트 1편(198회 공연)을 통해 관객 3만4000여명을 동원했다.

지난해 안타깝게 지병으로 별세한 ‘극단 예배자’ 김동천 대표의 마지막 작품 ‘라면에 파송송’을 비롯해 ‘메리골드’ ‘바보사랑’ ‘아이캔플라이’ 등이 직간접적으로 기독교 메시지를 담았다. 뮤지컬 ‘벤허’는 제작비 65억원 규모로 기독 관객층을 포함해 흥행에 성공했다. 기독 연극계 중진들이 참여한 연극 ‘루터’는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기독음악(CCM) 콘서트에서는 빅콰이어가 ‘빅콰이어, 세상을 잇다’를 성황리에 공연했다. 블랙가스펠 헤리티지는 라이브 실황 녹음 예배로 좋은 반향을 일으켰다. 찬양사역자 한웅재 목사의 콘서트와 ‘수상한 거리 페스티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 ‘천로역정’. CBS 제공

영화 ‘천로역정’은 존 버니언의 고전 ‘천로역정’에 대한 높은 사전 인지도와 애니메이션의 높은 완성도, 여름성경학교 등의 기간이 맞물리면서 단체 관람까지 이어졌다. 영화 ‘교회오빠’도 관객들에게 신앙적인 도전과 감동을 줬다. 영화 ‘1919 유관순’, 다큐멘터리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기독교가 고난의 한국 역사 속에서 큰 역할을 한 것을 조명했다.

윤성인 광야아트센터 대표는 “기독 문화계가 다음세대를 끌어들이려면 지속성 확보와 저변 확대를 통해 건강하게 재생산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름포럼 대표 성현 목사는 “영화와 문화에 대한 비평적 해석과 적극적 가교 역할을 해줄 프로그램이 계속 나와야 한다”며 “이를 뒷받침할 문화 관련 신학자와 사역자들의 참여가 요청된다”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