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개원 20주년 맞은 ‘요나 3일 영성원’

입력 2020-01-01 00:02
나라와 민족, 한국교회를 위해 금식하는 이 시대의 요나들이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 요나3일영성원 대예배공간에서 손을 들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서울 서대문구 인왕산 기슭에 있는 ‘요나3일 영성원’. 이곳은 도심 속 금식기도원으로 일상 중에 하나님과 깊이 교제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연말연시에는 지난해를 감사하고 새해를 기대하는 이들로 북적인다. 최근에는 어수선한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요나들로 넘친다.

지난 25일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한국교회를 위해 금식하며 기도하는 50여명이 있었다. 영성원에는 개인기도실이 50개 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대예배 공간에 모여 2020년 새해를 맞아 이 나라와 민족, 한국교회, 개인 기도 제목을 놓고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권해동 집사(서울 새행로교회)는 대한민국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간구했다. 그는 1960년대 군에서 뇌수술을 받고 몸의 오른쪽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이용사다. 그래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올해 79세인 그는 특별히 “진보와 보수로 갈라져 있는 한국사회가 하나 돼야 이 나라의 안전이 보장된다”며 “이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님 오시는 날까지 이 나라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사명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스더 목사(요나3일 영성원장)는 “사면초가에 빠진 이 나라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 비상 기도가 답”이라면서 “지금이야말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금식하며 기도할 때”라고 했다. “모압과 암몬 등이 유다에 쳐들어 왔을 때 여호사밧왕은 오직 주만 바라보겠다는 심정으로 금식하며 기도했어요. 그래서 유다가 승리했습니다.”

정민재 목사(일산 예그림교회)는 녹록지 않은 목회 현장에서 영적인 사투를 벌이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한국교회가 건강해지려면 목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 기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목사는 “한국교회가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려면 믿음의 기도뿐”이라며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라는 확신만 있다면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사도 바울의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된다”고 했다.

신윤정 집사(서울 새행로교회)는 올해 전도할 영혼들을 예비해 달라고 간구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그는 여러 미용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신 집사는 그의 미용기술이 복음을 전파하는 도구로 잘 쓰임받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이외에도 많은 이들이 금식을 통해 자신이 죽고 그리스도가 살기를 바라며 단식기도에 들어갔다. 이 목사는 “이 나라 이 민족을 위한 구국 기도가 하늘 보좌를 움직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새해에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요나3일 영성원은 매일 낮 2시 집회, 밤 9시 비상 기도회, 밤 11~12시 기도훈련학교, 밤 12~새벽 1시 한밤의 기도회를 진행한다. 이후는 자유롭게 기도한다. 영성원은 2000년 3월 18일 서울 강남구 현대교회 3층 예배실에서 개원 예배를 드리면서 시작했다. 그해 5월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날은 영성원 20주년을 기념하면서 헌당예배를 드렸다. 이 목사는 예배에서 “우리 영성원뿐만 아니라 전국의 교회 및 기도원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요나들이 있는 한 이 나라는 더 굳건해지고 발전하고 세계 선교를 위해 더욱 쓰임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