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노총’으로 올라선 민주노총이 자체 설문조사에서 ‘민주노총당 설립’을 거론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이 정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3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부에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며 “조합원 설문조사는 민주노총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내년 2월까지 진행하는 ‘2020년 민주노총 정치사업 수립을 위한 조합원 설문조사’ 중 한 항목에는 각 진보정당과의 관계를 물으며 ‘민주노총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 6개의 답변 중에 1개로 포함돼 있다.
이에 노동계에선 민주노총이 정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따라 총선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정당 지지표를 획득할 경우 비례대표 의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민주노총의 조합원은 지난달을 기준으로 96만8035명에 달한다.
한편 대통령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불참해 왔던 민주노총은 ‘조건부 참여’ 의향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톨게이트노동자 직접고용,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등은 정부가 행정조치만으로도 풀 수 있었다”며 “이런 문제를 먼저 해결한다면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