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겨냥 ‘민주노총당’ 나오나… 자체 설문지 파장

입력 2019-12-31 04:06
4월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68차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김명환 위원장이 시작을 앞두고 머리띠를 매고 있다. 뉴시스

‘제1 노총’으로 올라선 민주노총이 자체 설문조사에서 ‘민주노총당 설립’을 거론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이 정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3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부에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며 “조합원 설문조사는 민주노총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내년 2월까지 진행하는 ‘2020년 민주노총 정치사업 수립을 위한 조합원 설문조사’ 중 한 항목에는 각 진보정당과의 관계를 물으며 ‘민주노총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 6개의 답변 중에 1개로 포함돼 있다.

이에 노동계에선 민주노총이 정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따라 총선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정당 지지표를 획득할 경우 비례대표 의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민주노총의 조합원은 지난달을 기준으로 96만8035명에 달한다.

한편 대통령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불참해 왔던 민주노총은 ‘조건부 참여’ 의향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톨게이트노동자 직접고용,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등은 정부가 행정조치만으로도 풀 수 있었다”며 “이런 문제를 먼저 해결한다면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