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반등’… 경기 회복 낙관은 일러

입력 2019-12-31 04:06

지난달 생산·소비·투자지표가 석 달 만에 일제히 반등했다. 반도체 생산 증가가 끌고,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등 쇼핑 할인행사가 밀어 올린 효과로 분석된다. 다만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엔 이르다. 광공업 생산은 두 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는 등 불안 신호는 여전히 감지된다.

통계청은 30일 ‘11월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하고,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 달 전보다 1.4% 증가한 서비스업 생산이 전산업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의류, 화장품 등 생활용품 도매업과 종합소매업 등 도·소매업 생산이 3.0% 늘었다. 한국 경제의 주력 엔진인 반도체 생산도 전월 대비 9.3% 상승하며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서버용 드론, 5세대 이동통신(5G) 등에서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생산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도 전월 대비 3.0% 증가했다. 날씨 영향으로 겨울 의복과 같은 준내구재 판매가 5.6% 늘었고, 코세페와 중국 광군제 영향으로 화장품 같은 비내구재(1.7%)도 증가했다. 김 과장은 “화장품의 경우 코세페도 있지만, 중국 광군제(光棍節) 등으로 면세·온라인 쪽 증가 폭이 컸다”고 말했다. 신차 출시 등으로 승용차 등의 내구재 판매도 3.4% 늘었다.

10월에 마이너스를 찍었던 설비투자도 지난달에 플러스(1.1%)로 돌아섰다. 항공기 운송장비 투자가 4.6% 늘어난 것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건설수주도 전월 대비 11.5% 늘며 지난 9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앞으로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상승했다. 이 수치는 지난 9월과 10월 각각 전월 대비 0.2포인트, 0.3포인트 상승했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석 달 연속 오르기는 2017년 4~6월 이후 29개월 만이다. 상승 폭도 2012년 2월 이후 9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으로 경기 반등의 모멘텀 확보를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재 경기 상태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0.1포인트 하락했다. 전반적인 경기 회복 흐름이 미약하다는 의미다. 통계청도 “내년 1분기에 더 (경기가) 하락하지는 않겠다고 보고 있지만, 경기가 올라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