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어이!”
1월 7일부터 치러지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일주일여 앞둔 30일 오후 충북 진천선수촌 배구체육관. 두 명씩 짝지어 선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은 큰 목소리로 구령을 넣으며 진지한 얼굴로 훈련에 임했다. 레프트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과 표승주(IBK기업은행)는 마주보고 코트 바닥에 강하게 볼을 꽂아 넣다가 이내 토스와 리시브를 연습하기도 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여러 방향으로 토스를 올리는 세터 이다영(현대건설)과 염혜선(KGC인삼공사) 주변을 긴 시간 동안 맴돌며 코스와 자세를 지도했다. 특히 감독이 서브와 후위에서의 공격적 역할을 강조함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주고받는 볼의 강도는 더욱 강해졌다. 김연경과 라이트 박정아(한국도로공사) 등이 번갈아가며 강서브를 리시브하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준비 기간은 짧지만 여름에 했던 팀 시스템과 블로킹·수비·득점 루트를 연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연습이 덜 된 선수들이 있어 걱정은 되지만 몸상태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이 도쿄행을 확정지으려면 홈팀 태국을 꺾고 1위를 차지해야 한다. 태국은 신장이 작지만 빠른 플레이와 안정적인 수비가 강점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상대가 빠르기에 세터를 많이 움직이게 해 볼을 네트에서 떨어지게 만들어야 플레이를 저지시킬 수 있다”며 “강한 서브를 연습시키는 이유”라고 밝혔다.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도전하고 있는 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은 라이트 포지션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한국이 팀 색깔 자체가 레프트 쪽에 치우처져 있어 라이트가 부족한 건 사실”이라며 “금방 만들어지는 건 아니지만 지난 여름 김희진(IBK기업은행)을 연습시켰고 박정아도 새로 합류했기에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12년차를 맞이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양효진(현대건설)은 “1년차 때부터 모든 순간들이 다 기억나고 훈련할 때도 감회가 남다르다”며 “꼭 도쿄행 티켓을 따내겠다는 마음으로 후회 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진천=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