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손태승(사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또 손 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회장과 은행장 자리를 내년부터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달 열릴 예정인 금융 당국의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관련 제재심의위원회 결과가 손 회장 연임의 ‘변수’로 떠올랐다.
우리금융지주 임추위는 30일 “검증된 경영 능력과 안정적인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두루 갖춘 점을 높게 평가해 손 회장을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겸직 체제였던 지주 회장과 은행장도 분리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장 선임 일정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임추위는 장동우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두고, 노성태·박상용·전지평·정찬형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임추위는 조직 안정,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더 이상 회장 선임을 미룰 수 없었다고 했다. 손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이지만, 지주회사 출범 초기인 만큼 조기 선임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차기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장동우 임추위원장은 “대표이사의 임기 도래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조직 안정을 위해 신속한 대표이사 선임이 필요했다”면서도 “DLF 사태에 따른 고객 배상과 금융 당국의 제재심의위가 남아 있어 부담스러운 면은 있다”고 말했다.
임추위 결과가 나오자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시련의 시기를 노사협력을 통해 헤쳐나갈 리더십이 필요하다. 임추위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환영했다.
우리금융지주가 DLF 사태 ‘정면돌파’를 선택하면서 손 회장 연임의 최대 변수로 금융 당국의 DLF 관련 제재심의가 남게 됐다. 제재심의위는 다음 달 16일로 예정돼 있다. 제재심의위에서 중징계를 확정하면, 연임은 물론 향후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한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미 손 회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 통보문을 보낸 상태다. 중징계가 결정되면 향후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