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28일(현지시간)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79명이 목숨을 잃었다. 2년 전 600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낸 폭탄 테러 이후 가장 큰 피해다. 테러의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 극단주의 단체 알샤바브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AFP통신 등은 이날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트럭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1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소말리아 정부 당국은 “79명이 숨지고 12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압디 하산 모하메드 소말리아 경찰청장은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람들이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제단체는 사망자 수가 90명을 넘었으며 경찰 17명과 대학생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소말리아의 한 하원의원도 트위터에 사망자 수가 90명 이상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썼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테러는 출근시간대인 오전 8시쯤 모가디슈의 남서쪽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검문소와 세무서가 위치한 곳으로 교통 혼잡 지역이어서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소말리아 정부는 시신 수습과 부상자 수송·치료를 전담하는 비상위원회를 구성했다.
테러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는 아직 없다. 하지만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 극단주의 단체 알샤바브가 거론된다. 로이터는 오마르 오스만 모가디슈 시장이 알샤바브를 비난했다고 전했다. 무함마드 압둘라히 무함마드 소말리아 대통령도 “끔찍한 테러 행위”라며 “그들(알샤바브)이 하는 일이라곤 파괴와 살상뿐이며 국민들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힐난했다.
소말리아는 1991년 독재자 축출 후 씨족 군벌들이 등을 돌리면서 사실상 무정부 상태다. 군벌들이 난립한 가운데 남부를 장악하던 알샤바브의 잇따른 테러로 정세와 치안이 불안한 상황이다.
아랍어로 ‘젊음’이나 ‘청년’을 뜻하는 알샤바브는 이슬람법정연합(ICU)이라는 근본주의 조직의 청년분과로 출발해 2006년 독립했다. 2006년 에티오피아가 침공하자 민족주의 정서를 이용해 소말리아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주요 세력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2012년 당시 소말리아 임시정부의 요청으로 케냐군이 주축이 된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의 공격을 받아 모가디슈에서 축출된 뒤 공공장소를 겨냥한 테러를 벌이고 있다. 2012년 알카에다에 충성 서약했던 이들은 2017년 10월 모가디슈의 연료탱크 인근에서 차량폭탄 테러를 저질러 약 600명의 사상자를 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