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회적 분열 현재진행형… 검찰개혁까지 촉발
지난 8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지명과 동시에 쏟아진 각종 의혹은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이어졌다. 조 전 장관의 사모펀드·입시비리 의혹을 겨냥한 강도높은 수사가 이어지면서 대한민국은 ‘조국 지지’ ‘조국 반대’ 여론으로 나뉘어 분열됐다. 정치권은 물론 사회적 분열 양상은 올 하반기 내내 계속됐고 연말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이런 사회적 분열과 논란을 치유하고 통합해야 할 정치권은 오히려 이를 부추기거나 이용하면서 광장정치에 대한 우려 목소리 역시 높아졌다. 조국 사태는 또 청와대와 여당의 검찰 개혁 추진으로 이어졌다.
(2) 하노이 노딜 후폭풍… 남북관계 다시 냉기류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북·미 및 남북 관계가 모두 얼어붙었다. 6월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과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의 북·미 실무협상도 성과가 없었다. 한반도 정세가 평화냐 대치냐의 기로에 서 있다.
(3) 검찰·경찰 갈등까지 일으키는 ‘살인의 추억’
33년간 미제였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은 보관 증거물과 수형 중이던 이춘재의 DNA 대조로 해결됐다. 이춘재는 총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를 자백했다. 그가 자백한 8차 살인사건은 엉뚱한 사람을 진범으로 몰아간 당시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과 이를 둘러싼 검·경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4) 패트 충돌 국회… 본회의 처리 놓고도 격렬 대치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 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강행하자 자유한국당이 물리력을 동원하며 저지에 나서 ‘동물국회’가 재연됐다. 12월에는 패스트트랙 법안들의 본회의 처리를 놓고 또다시 양당의 대치가 극심해졌다.
(5) 부동산 억제책에도 26주 연속 오른 서울 집값
서울 강남권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원을 넘고,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26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집값 상승이 계속됐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확대,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12·16 대책 등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6) 한·일 관계 급한 불 껐지만 정상화까진 먼 길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화가 난 일본이 7월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섰고, 한국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선언으로 맞섰다. 파국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는 11월 지소미아 종료 유예로 일단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7) 영화 기생충·그룹 BTS 거침없는 인기몰이
봉준호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기생충’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한국영화 100년’을 화려하게 장식한 일대 사건이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월드투어를 통해 지구촌 곳곳을 뒤흔들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보이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8) 성추문으로 번진 ‘버닝썬 사건’ 연예계 강타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은 순식간에 ‘버닝썬 게이트’로 비화됐다. 경찰-업소의 유착 의혹이 불거졌고, 일부 연예인이 불법 촬영 영상을 공유한 사실도 드러났다. 핵심 인물인 가수 승리가 속한 YG엔터테인먼트는 직격탄을 맞았다. 회사 수장인 양현석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9) 제도와 충돌한 ‘혁신’… 카카오카풀·타다 논란
택시와 플랫폼업계 갈등은 ‘카카오카풀’로 촉발돼 ‘타다’로 옮겨붙었다. 택시 기사 분신이 이어졌고 타다가 혁신인지, 혁신으로 포장된 불법인지 논란이 거셌다. 정부가 중재안을 내놨고, 합법적 사업 틀을 만들었다. 하지만 타다는 반발 중이다. 불법 택시영업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10) 낙태죄, 헌법불합치… 66년만에 폐지 결정
헌법재판소는 낙태 여성 처벌조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낙태 전면금지는 위헌, 임신 초기 낙태 금지도 임신부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보고 임신 초기의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처벌돼온 여성의 낙태는 66년 만에 범죄 굴레를 벗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