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들의 안부를 묻는 우유가 이달 초부터 서울 시내 16개구 2000가구로 확대 배달되며 온기를 전하고 있다. 서울 옥수중앙교회(호용한 목사)가 2003년 성동구 옥수동과 금호동 지역 내 100명의 홀몸노인에게 우유를 배달한 지 16년여 만에 20배로 늘어난 것이다. 2001년 교회에 부임한 호용한 목사가 새벽기도회 도중 문득 아이디어를 떠올린 게 시작이었다.
“심방을 갈 때마다 동네에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많아서 손잡고 얘기 들어 드리다 보면 그렇게 눈물이 나더군요. 그래서 ‘울보 목사’란 별명이 붙었는데 새벽기도회 오시던 어르신들이 며칠씩 안 보이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어느 날 찾아가 봤더니 고독사로 숨을 거두신 분도 계셨죠. 우유는 매일 아침 배달이 되니까 우유가 쌓였을 때 얼른 조치를 취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교회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우유를 보내는 손길은 점점 늘었다. 2015년에는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 배달(이사장 호용한 목사)’이 설립됐다. 우유 배달은 성동구를 넘어 서울 시내 곳곳으로 확대됐고 2016년 1000가구를 넘어섰다. 호 목사가 교회에서 ‘봉진 형제’라 부르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든든한 후원자가 돼줬다. 지금은 매일유업 골드만삭스 등 국내외 17개 기업과 360여명의 개인 후원자가 ‘안부 우유’의 조력자가 돼주고 있다. 호 목사의 단기목표는 서울 시내 25개구의 3750여 홀몸 어르신에게 우유로 안부를 전하는 것이다.
최기영 기자
‘홀몸노인 안부 우유’ 2000가구로 확대
입력 2019-12-30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