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켜” “창문 열어” 탑승자 지시대로 실행

입력 2019-12-29 22:09

기아자동차 3세대 ‘K5’(사진)가 공개되자 국내·외 반응은 뜨거웠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는 “공격적이고, 고결하며, 쿠페처럼 보인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스포츠 세단에게 ‘디자인이 공격적이고 고결하다’는 평가는 충분한 찬사다. 자연스럽게 성능은 어떨지에 모두의 관심이 쏠렸다.

지난 12일, 드디어 새로운 K5를 만날 수 있었다. 패스트백 스타일의 K5는 이전 세대보다 날렵하고 강렬한 느낌을 줬다. 기아차 디자인을 상징하는 전면부의 ‘타이거 노즈’ 라디에이터 그릴은 헤드램프와의 경계를 과감히 허물었다. 기아차는 “모든 조형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형태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후면은 좌·우의 리어콤비램프를 연결하는 그래픽 바가 점등 패턴으로 나타나 특히 터널 등 어두운 곳에서 속도감과 역동성을 시각화했다.

내장 디자인은 기존보다 고급감을 강조했다. 날씨, 시간 등 주변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테마형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 신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를 적용한 10.25인치 내비게이션은 시야를 편안하게 했다.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비대칭 구조도 눈에 띄었다.

이날 주행 코스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워커힐 비스타홀에서 경기도 파주를 왕복하는 구간이었다. 올림픽대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자유로를 지나 파주 헤이리로에서 돌아오는 왕복 163㎞. 가솔린 1.6 터보 차량을 타고 도로에 올라서 가속 페달을 밟았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스포츠 세단임을 감안하면 주행감은 생각보다 가볍고 부드러웠다. 스포츠카의 단단한 느낌을 원했던 소비자라면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최고출력은 180마력, 최대토크는 27.0㎏·m다. 14.0㎞/ℓ 수준의 연비는 기대 이상이었다.

음성 인식 차량 제어는 “에어컨 켜줘”, “앞좌석 창문 열어줘”와 같은 직관적인 명령어가 아니라 “시원하게 해줘”처럼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말해도 지시대로 움직였다. 기아차 최초로 적용된 공기 청정 시스템은 실내 공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공조창에 표시하고, 필요할 경우 자동으로 공기를 정화시켰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