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잘나가는 신라대 출신들, 여당 비례대표 이어 인재영입 1호에 발탁

입력 2019-12-27 04:03
휠체어를 탄 최혜영 강동대 교수가 2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기자회견장에 이해찬(오른쪽) 대표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최 교수는 민주당의 내년 총선 인재 1호로 영입됐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발레리나 출신 척수장애인인 최혜영(40) 강동대 사회복지행정과 교수를 내년 총선을 위한 ‘영입 인재 1호’로 발표했다. ‘여성·청년·장애인’을 인재 영입의 첫 키워드로 삼은 것이다. 최 교수가 신라대를 졸업한 점도 관심을 끈다. 지난 10월 이수혁 주미대사의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한 정은혜(36) 의원의 모교도 신라대여서 여권과 신라대의 인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26일 최 교수 영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 교수는 휠체어를 타고 다소 긴장한 얼굴로 회견장에 들어서서 “저는 올해 마흔 살에 척수장애가 있는 장애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스물네 살이던 2003년 발레 공연을 1주일 앞두고 당한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장애인이 됐다. 5년간의 재활 노력 끝에 스스로 휠체어를 탈 수 있게 된 최 교수는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강사로 다시 세상에 나섰다. 2017년에는 국내 여성 척수장애인으로는 최초로 재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남편 정낙현씨는 장애인 럭비선수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장애인식 개선에 노력해온 최 교수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저의 눈높이는 늘 낮은 위치에 머문다. 국민을 대하는 정치의 위치가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며 “장애를 불편으로 느끼지 않는 세상, 더불어 산다는 말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치에 도전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라대 무용학과를 나온 최 교수의 이력도 눈길을 끌었다. 그와 동문인 정은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정치권의 주류인 명문대 출신 50대 남성이 아니라 정치권에 진출하기 어려운 분에게 기회를 줬다는 측면에서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신라대와 여권의 인연은 노무현정부 때부터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 친형 노건평씨의 막내딸 희정씨가 신라대 음대를 졸업했다. 2006년 희정씨가 결혼할 때 정홍섭 당시 신라대 총장이 주례를 맡았고, 2007년 정 총장은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장으로 발탁됐다. 청와대 민정2비서관을 지낸 정윤재씨는 같은 해 신라대 국제관계학과 겸임교수로 초빙됐다.

문재인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다. 문 대통령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신라대가 위치한 부산 사상구에 출마했고, 당시 정 총장이 후원회장을 맡았다. 문 대통령은 2011년 예비후보자 등록 후 첫 일정으로 신라대에서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