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에게 절대로 뜻을 굽히지 않는 고집으로 살았다. 만나는 사람마다 매번 의견충돌로 심한 갈등을 빚었다. 언니와의 삶은 늘 싸움이었고 자취생활을 할 때 친구와 동이 트도록 싸우기도 했다.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는 직장을 찾던 중 공무원인 대학선배가 회사 복사실에서 혼자 종일 일하니 너무 심심하다는 얘기를 듣고 ‘아! 딱 내가 가야할 곳이네’ 하며 공무원시험 준비에 들어갔다. 교회에 나가 더욱 간절히 기도했지만 시험에는 계속 떨어졌다. 친구들은 다 합격하는데 나만 계속 실패하니 모든 원망은 하나님께로 향했다. 공부에 집중은 안 되고 부모님 뵐 면목도 없고,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한마음교회에 다니는 사촌언니를 만났다. 소망을 잃고 자살직전까지 갔던 사촌언니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기쁘게 사는 모습을 보고 바로 교회에 따라가서 어느 언니를 만났다.
언니는 내가 믿는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이냐고 했다. “제가 믿는 하나님이요? 힘들 때 도와주지 않고 나를 버린 두려운 분이죠”를 시작으로 원망스럽고 불만스러운 하나님을 쏟아내듯 말했다. 놀란 언니는 “정원자매가 믿는 하나님과 내가 믿는 하나님이 왜 이렇게 다르지?” 하며 요한복음의 사마리아 여인이 우물가에 간 장면을 보여주었다. “사마리아 여인 대신 자매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예수님은 과연 누구를 만나셨을까?” 했다. 나를 만나주실 것 같았다. 이어서 언니는 나 대신 십자가에 죽으실 만큼 어떠한 상황이든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시고 만나기 원하시고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는 말에 내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또 언니는 “처음 보는 사람은 알아볼 수 없지만 내가 빨간 모자를 쓰고 한쪽에 빨간 장화, 한쪽에 검은 고무신을 신고 언제 어디에 나타난다고 미리 말하고 나타난다면 찾을 수 있을까?” 했다. 당연히 찾을 수 있다고 했더니 언니는 하나님이 선택하신 방법이 바로 그것이라며 모든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구약에서 미리 ‘부활’을 약속하셨다고 했다. 하나님만이 할 수 있는 예언, 그것을 이루는 분이라면 하나님이 분명했다.
구약의 예언과 성취, 그리고 부활을 직접 본 500명이 넘는 목격자들과 제자들의 삶이 보였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살아계신 하나님이셨고 나를 지으신 주인이었다. 순간 ‘내가 곧 길이고 진리고 생명이다. 나 아니면 아버지께로 오지 못한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다’는 요한복음 14장 말씀으로 드디어 나는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섰다. 나는 예수님을 믿는 자가 아니었다. 내가 주인 되어 내 마음대로 살며 하나님까지 죽인 악랄한 죄인이었다.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제가 하나님을 마음에서 버렸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오직 예수님만이 제 마음에 주인이 돼 주세요.” 그렇게 눈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마음에 주인으로 영접했다.
나의 옛사람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고 부활하실 때 함께 깨끗한 새 피조물로 거듭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우물가의 여인이 물동이를 버리고 마을로 뛰어갔듯이 내 마음이 흥분돼 그냥 있을 수 없었다. 가족과 친척들에게 마구 복음을 전했다. 지체들과 함께 병원전도, 노방전도에 앞장서 나갔다. 오직 혼자 있기만 원했던 삶은 사라지고 설거지도, 청소도 모두 함께하는 기쁨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언젠가 자살시도에 환청을 듣고 귀신이 눈에 보이는 사람이 교회에 온 적이 있다. 그분과 함께 교회 숙소에서 자는데 이상한 눈초리로 내 얼굴을 쳐다보며 밤새 욕을 했다. 순간 두려움이 몰려왔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와 똑같이 사랑하시는 영혼임을 알게 되자 밤새 눈물로 기도할 수 있었다.
절대 꺾이지 않는 고집으로 싸움을 일삼던 내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게 된 것이 꿈만 같다. 내게 허락된 모든 삶을 하나님의 마음으로 영혼들을 섬기며 복음을 전할 것이다.
김정원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