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자녀 교육 답 못 찾은 선생님 복음 전하니 아이 스스로 변해

입력 2019-12-30 00:08

부모님의 바람대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영어교사 발령을 받았다. 그리고 몇 년 후 안정된 직장에 다니는 착한 사람을 만나 결혼하며 행복한 삶이 시작됐다. 자녀교육도 남달라 어려서부터 과외선생님을 집으로 불러 미술을 가르쳤고 피아노, 리코더, 바이올린 레슨도 시켰다. 계절마다 스키, 수영, 인라인스케이트에 골프도 가르쳤다. 시험 때에는 족집게 과외선생님이 돼 예상문제를 뽑아주며 아이와 함께 밤을 새웠고 과목별 오답 노트쓰기 지도까지 했다. 아이도 잘 따라줘 교육청 과학영재반에 합격했다. 그런데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던 어느 날 얼굴과 온 몸에 갑자기 심한 발진이 일어났다는 담임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얼마나 긁었는지 온 몸에 피가 흥건했고 진물에 피부가 묻어 나오는 아토피 피부염이 팔, 다리, 목에서 얼굴, 머릿속까지 퍼졌다. 날이 갈수록 아이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사람들과 눈도 맞추지 못했고 결국 과학고 진학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이런 와중에 연년생인 둘째딸의 문제는 더 심각했다. 외모 가꾸기에 빠져 치마를 줄여 입고 서클 렌즈에 화장까지 했고, 남자친구에 빠지고, 거짓말도 심했다. 그러다 학교폭력사건까지 일으켰다. 선생님과 피해학생 학부모님들 앞에 용서를 비는 내 마음은 무너졌다. 학교에서는 호통을 치며 학생 지도를 했는데 그보다 더한 내 자식 앞에 나는 엄마로서 교사로서 소중하게 지켜왔던 자존심도 밑바닥까지 추락하며 무너졌다.

대학교 때부터 하루 성경 30장 읽기, 말씀 한 구절 암송, 매일 저녁 8시마다 한 시간씩 기도하며 누구 못지 않은 신앙생활로 ‘청교도’라는 별명까지 얻었는데 자녀들이 빗나가니 정말 그 원인을 알고 싶었다. 돌파구를 찾다가 상담 공부를 더 하기로 하고 석사 2년, 박사과정 3년 동안 열심히 공부했다. 특히 자녀문제를 분석하며 청소년 상담기법과 대화법에 집중했다. 가족상담과 생활지도 과목으로 대학원 강의도 하며 인정을 받았다. ‘이론으로는 다 되는데 왜 내 아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은 더욱 깊어갔다.

어느 예배 때 늘 듣던 ‘당신이 지금 힘겨워서 좌절하는 이유는 예수를 믿지 않기 때문’이라는 찬양 가사가 가슴에 강하게 부딪히며 ‘죄에 대하여라 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라는 성경구절이 딱 떠올랐다. ‘그럼, 내가 자식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것이 예수님을 믿지 않아서인가?’ 고민을 거듭할 때 목사님의 ‘이 세상은 어둠’이라고 선포하신 말씀에 꼬꾸라지고 말았다. ‘아! 이 세상이 어둠이기 때문에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셨다가 가셨구나!’ 예수님을 믿는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세상에서 배운대로 살고 있던 내 실체가 정확히 보였다.

‘내가 예수님을 믿지 않았구나!’ 문제는 자식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눈물로 통회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를 용서해 주세요!” 절규의 고백이 터져 나오며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인, 나의 하나님으로 모셨다. ‘복음으로 내 자식 남의 자식을 잘 키우겠습니다’는 고백을 하고 나서 나는 잘 키우겠다는 부담과 욕심에서 벗어났고 자유롭고 기쁘게 감사하며 살게 됐다. 밤마다 아토피로 힘든 아이 곁에 앉아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해 아이도 예수님을 영접하고 몸과 마음이 회복돼 약학전문대학에 진학해서 약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둘째도 예수님이 자신의 주인으로 항상 함께하신다며 거짓말 같이 달라지더니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복음밖에 없다’며 엄마처럼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사범대학에 입학해 교사의 꿈을 향해 기쁨으로 공부하고 있다. 교사였지만 정작 자녀교육의 답을 찾지 못했던 나는 오늘도 내게 맡겨주신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예수님의 사랑으로 그들에게 기쁘게 다가선다.

김선미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