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모든 기준은 ‘나’였다. 친구들 사이에 솔직한 사람으로 통했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직격탄을 날렸다. 학원에 근무하면서 학생들이 내 기준에 맞지 않으면 가방을 밖으로 던지며 집으로 돌려보냈고 동료 직원들이 내 마음에 안 들면 ‘너는 역시 안 돼! 다시 상대하면 내가 사람이 아니지’ 하며 무시하곤 했다.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주변에 사람이 없어 혼자 TV를 보며 소맥을 마셨다.
가족관계도 그랬다. 오빠와 새언니는 늘 불만스러웠고 가끔 새언니와 대판 싸우기도 했다. 그러다가 직장에서 내 인생의 롤 모델 같은 멋진 선생님을 알게 됐다. 자기 관리에 충실하고 활력 넘치는 생활이 너무 좋아 그 선생님을 따라 내 인생을 다시 계획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처럼 힘차게 살고 싶어 직장에서 돌아와 영어 과외를 시작했다. 한두 명으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입소문을 탔고 인원과 수입이 크게 늘어나니 너무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한두 해 지나니 내가 세운 계획과 욕심에 스스로 깔려 죽을 것 같았다. 돈 버는 의미도 퇴색하며 체력이 바닥나 달팽이관 이상으로 어지러움과 불면에 시달렸고 손목터널증후군이 심해 오른손과 무릎신경에 영향을 미쳐 걷기도 힘들었다. 한계에 부딪힌 삶의 탈출구는 술뿐이었다. 막걸리 3~4병, 소주 1~2병을 식사 대신 마시며 공휴일은 종일 취해 있었다. 술 마신 다음날에는 패배감이 밀려왔지만 달리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어느 날 내 인생에 정말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을 졸업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남은 건 바닥난 체력뿐이었다.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고 생각될 때 뜬금없이 교회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직장 상사의 권유로 한마음교회에 갔는데 그날 마침 아주 유명한 목사님이 오셨다. 목사님은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1년을 강해해도 사람이 변하지 않는데 한마음교회는 부활 하나로 성경 전체를 믿을 수 있고 청년들이 몰려오고 모두가 복음으로 변화된 삶을 사는 것이 놀랍다며 눈물을 흘리셨다. 너무 충격적이었다. 내게도 인생의 큰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아 딱 두 달만 다녀보자고 결심했다.
‘이 때만이라도 술을 마시지 말자’ 했는데 신기하게 술이 딱 끊어졌고 퇴근 후 바로 성경을 펴는 나 자신이 너무 신기하고 놀라웠다. 어느 날 나에게 성경을 가르쳐주시던 분이 “죄가 뭔지 알아요?”라고 물었다. ‘죄? 도둑질? 강도?’ 등을 생각하는데 “죄는요,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게 죄예요.” 그 말에 너무 놀랐다. 그런데 예수님이 4대 성인 중 한 분이고 부활이 역사라는 말씀에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성경대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고린도전서 15장 말씀이 나의 모든 세상적인 생각들을 깨뜨렸다. 예수님이 성경대로 부활하셨음이 선명해지며 벅차오르는 감격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하나님 제가 죄인입니다. 내 인생, 내 마음대로 살았습니다. 이제는 오직 부활하신 예수님을 마음의 주인으로 모시고 오직 주님만을 위해 살겠습니다.” 마음에 빛이 들어오니 이제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선명해졌다. 나를 위해 오랫 동안 기도한 사실도 모르고 2년 동안 마주치지 않았던 새언니에게 바로 사과했고 우리는 곧 함께 모여 살게 됐다. 그 후 하나님께서 최고의 배우자를 만나게 해 주셔서 10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처음으로 낯선 곳에서 살게 됐다. 그런데 바로 아들을 주셔서 사랑으로 양육하게 해 주셨다.
아무 대책 없던 나를, 가족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품게 해 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다. 인생의 참 주인인 예수님과 날마다 기쁨으로 동행하며 예수님을 몰라 방황하는 영혼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는 일에 전심전력하며 달려갈 것이다.
박혜영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