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 교회란 어떤 교회를 말하는 걸까.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는 게 전부는 아니다. 교인을 헌신된 제자로 양성하는 게 선교적 교회를 만드는 첩경이다.
김진홍 서울 수표교교회 담임목사는 지난 24일 교회 사무실에서 “헌신적 교인을 양육하는 것이야말로 선교적 교회를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김 목사는 최근 선교 지향적인 교회의 제자 양육을 위한 책 ‘헌신’(킹덤북스)을 발간했다. 책에는 김 목사가 해외 선교사와 담임목사를 모두 경험하며 교인을 선교적으로 양육했던 노하우를 담았다. 이집트에서 15년 동안 선교사로 사역했던 그는 2003년 서울 강북구 우이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뒤 2017년부터 수표교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다.
“‘선교가 본업, 직업을 부업 삼는 교인’이라는 기치를 걸고 교인을 선교적으로 양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인들의 삶이 선교적으로 바뀌어야 교회다운 교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책을 쓴 건 이를 위해서입니다.”
교인 양육을 위해 고민하던 김 목사는 담임목회를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시중에 나온 양육교재를 섭렵했다. 수십 권을 읽어도 마땅한 교재를 선택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김 목사가 내린 결론은 “좋은 교인 만드는 교재는 많아도 교인의 삶을 선교적으로 바꾸는 교재는 없다”는 것이었다.
‘좋은 교인’과 ‘선교적 삶’의 차이점이 궁금해졌다. “좋은 교인은 수동적인 교인을 말합니다. 주어진 봉사 잘하고 주일성수 잘하는 것까지죠. 삶이 선교적으로 바뀐 교인은 일주일 내내 선교적으로 살 수 있습니다. 삶이 바뀌는 걸 의미하죠. ‘헌신’을 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교인들과 함께 선교적 삶을 살기 위해서죠.”
김 목사도 시행착오를 겪었다. 우이교회에 부임한 뒤 16주 과정의 선교학교를 개설했다. 매년 선교 세미나와 선교 부흥회도 열었다. 하지만 선교 열정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김 목사는 “선교 행사를 하고 나면 교인들의 열기가 딱 한 달 이어지다 사라졌다”면서 “결국 교인을 헌신자로 세우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교인 양육을 위해 김 목사는 주입식 교육 대신 토론 교육을 택했다. 성경지식만 전달해서는 삶까지 바꿀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교인들에게는 선교와 신앙 등 다양한 주제의 읽을거리를 제공했다. 교인들은 이를 읽고 목회자와 토론했다. 토론은 성경 지식과 신앙의 깊이를 더했다.
“설교만으로 교인들의 삶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살 수 있는 길을 안내할 뿐이죠. 삶을 선교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스스로 고민하고 이야기할 기회를 준 것입니다. 한 사람씩 말씀 안에서 헌신자로 세울 때 결국 선교 지향적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교인들이 변해야 교회와 사회도 바뀔 수 있습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