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용 초박막 강화유리 기술 보유 업체인 도우인시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 회사는 초박막 강화유리를 만드는 업체로,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할 폴더블폰에 일본에서 공급받던 투명 폴리이미드필름 대신 유리 소재를 쓰기 위한 움직임으로 예상된다. 소재 국산화와 안정적 수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이다.
올 7월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해 수출 규제를 단행한 뒤 재계의 관심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에 쏠리고 있다. SK도 반도체 소재·부품 확보를 위해 기술 개발, 중소기업과의 협력에 나섰다. 하지만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은 선진국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고, 이 격차는 10년째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기술수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의 소재·나노 분야 기술 수준(미국 100 기준)은 77.4에서 78.3으로 성장세가 미미했다. 같은 기간 일본은 95.6에서 98.0으로, 중국은 64.3에서 76.2로 개선됐다.
대한상의는 24일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건의문’을 정부에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건의문은 지난 8월 정부가 발표한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과 ‘소재 부품 장비 연구개발(R&D) 투자전략 및 혁신 대책’을 보완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한상의는 4대 부문 14개 세부 과제를 제시했다. R&D부문에서는 혼합형 R&D 세액공제 도입, 공동·위탁연구 지원 강화, 특허박스 제도 도입 등을 제안했고, M&A 활성화를 위해 해외 인수·합병(M&A) 시 이중과세 완화, 중견기업에 인수된 중소기업의 중소기업 지위 유지 기간 개선 등을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기존 경로를 쫓아서는 시간·규모·협력이라는 3대 허들을 넘기 어려우므로 정책도 혁신이 요구된다”며 “오픈이노베이션, 해외 M&A 등으로 혁신의 분업화를 유도해 ‘시간의 벽’을 극복하고 국내외 M&A 활성화, R&D 효율성 제고를 통해 ‘규모의 벽’을 넘으며, 협력 인센티브 개선으로 ‘협력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예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