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더 시끄러운 항공업계… 이번엔 아시아나항공 ‘금수저 흙수저’ 논란

입력 2019-12-25 04:06

연말 항공업계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희망퇴직을 실시 중인 가운데 회사 측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수뇌부의 비서 출신 직원 등을 선호 부서에 배치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정기 인사에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비서를 지낸 A씨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판매지원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남수 전 그룹 전략경영본부장(사장) 비서 출신 B씨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인 금호티앤아이에서 아시아나항공 상용판매팀으로 이동했다. 박 전 회장 주치의인 C씨의 딸은 아시아나항공 상용판매팀에서 판매지원팀으로 부서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직원들 사이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일반·영업·공항서비스직 중 근속 만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금수저’를 위한 자리는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에는 ‘금수저는 꿀보직이고, 흙수저는 희망퇴직이냐’는 내용의 반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7일 회사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계약이 체결되고 나면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은 HDC현대산업개발로 바뀌게 되며, 이후 구조조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해당 전보 발령과 희망퇴직은 전혀 관련 없다”면서 “그룹과 계열사로 파견된 아시아나항공 출신 직원 가운데 복귀 희망자에 대한 정기 전보인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 “A씨는 박 전 회장의 직전 비서도 아니었고, 오남수 전 사장의 경우 퇴직한 지 이미 오래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조현아 전 부사장이 전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데 대해 “경거망동한 행동”이라고 맞섰다.

노조는 “한진칼 지분을 둘러싼 오너 남매의 경영권 논란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깊은 실망과 우려를 표명한다”며 “(조 전 부사장이) 자숙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밥그릇만 챙기기 위한 지주회사의 경영권에 대한 분쟁을 야기시키는 것은 사회적 공분만 더욱 가중시킨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진칼 지분을 통해 조합원 및 대한항공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경영 복귀 반대 투쟁을 강력히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