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명성 높은 감독들의 합류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 홋스퍼 지휘봉을 잡은 이후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에버턴) 감독과 스타 출신 미켈 아르테타(아스널) 감독이 추가됐다.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 위르겐 클롭(리버풀) 등 기존 감독들과 벌일 지략 대결에 관심이 모인다.
무리뉴 감독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경질된 토트넘에 합류해 리그 순위를 14위에서 7위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넘치는 자신감과 소통능력으로 팀 분위기를 전환시켰다는 평가다.
선수들도 살아났다. 각각 2골 1도움에 그치며 부진했던 델레 알리와 루카스 모우라가 무리뉴 감독 부임 후 한달 만에 4골 2도움, 3골 1도움을 올렸다.
안첼로티 감독도 돌아왔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3회) 타이를 달성한 명장이다. 에버턴 선임 뒤 기자회견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장기적 목표다. 축구에서 불가능이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에버턴은 2005년 이후 리그에서 빅4 안에 든 적이 없다. 올 시즌도 15위로 처지며 자칫 강등권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첼로티 감독 부임으로 팬들의 기대치는 급격히 높아졌다. 1990년대 후반 초보감독 시절(레지나·파르마)을 제외하곤 항상 50% 이상의 승률을 거뒀다. 2010년 첼시에서 리그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더블 우승을 일궈 프리미어리그 경험도 풍부하다.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 물량 지원에 걱정없는 최상위 팀을 주로 지도해 팀을 ‘만들어 낸’ 경험이 없다는 사실은 다소 약점으로 지적된다. 직전 나폴리에서의 부진을 속히 털어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아르테타 감독은 아스널의 레전드 출신이다. 처음 팀을 맡은 그는 최근까지 맨시티 코치로 활동하며 ‘과르디올라의 오른팔’로 불렸다. 아기자기한 패스축구를 펼치는 아스널에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배운 빌드업과 점유율을 높이는 전술을 접목한다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인다.
게임당 14.24번의 슈팅을 허용할 정도로 부실한 아스널 수비력을 강화하는 게 선결 과제다. 아스널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FA컵 2회 우승에 기여한 아르테타 감독이기에 수비 구멍을 메울 적임자로 평가된다.
신임 감독들의 데뷔전은 공교롭게도 같은 날 열린다. 안첼로티 감독은 27일 번리전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고 아르테타 감독은 이날 본머스전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