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주의 나이가 높아질수록 소유하고 있는 주택의 자산가치가 극과 극으로 벌어지는 ‘자산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장년층 상당수는 ‘연금 무방비’ ‘낮은 소득’에 허덕이고 있다.
통계청은 24일 ‘중장년층 행정통계’를 발표하고 지난해 가구주 나이가 40~44세인 연령대에서 6000만원 이하의 주택을 소유한 비율은 9.6%였다고 밝혔다. 6000만원 이하 주택을 소유한 비율은 가구주 나이 45~49세에서는 10.8%, 50~54세에선 12.5%, 55~59세에선 14.2%로 증가했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적은 자산을 보유한 가구주 비중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60~64세 가구주 가운데 6000만원 이하 주택 소유자 비율은 16.0%로 껑충 뛰었다.
이런 흐름은 6억원 초과 주택 소유자 비율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기준 40~44세 가구주 가운데 7.6%가 6억원 초과 주택을 소유했다. 6억원 초과 주택을 소유한 비중은 45~49세 가구주에서 8.5%, 50~54세 가구주에서 8.8%, 55~59세 가구주에서 9.0%로 조사됐다. 가구주 나이에 따라 상승하는 것이다. 60~64세 가구주 가운데 9.6%가 6억원 초과 주택을 소유했다. 가구주의 나이가 높아질수록 6000만원 이하 저가 주택 소유자 비중, 6억원 초과 고가 주택 소유자 비중이 함께 늘어나는 것이다.
만 40~64세 중장년 가구 중 주택 소유 가구는 825만 가구로 집계됐다. 소유한 주택의 자산가액을 기준으로 6000만원 초과~1억5000만원 이하 구간에 들어 있는 가구가 30.3%로 가장 많았다. 1억5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29.3%,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주택을 소유한 가구가 18.1%로 뒤를 이었다. 자산가액 6000만원 이하인 가구 비중은 13.5%, 6억원 초과 가구 비중은 8.9%였다.
또한 한국의 중장년층 상당수는 1년에 3000만원도 채 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의 합산 금액이 3000만원 이하인 중장년층 비율은 62.2%였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1년 사이 일자리를 얻은 중장년 임금근로자 81만9000명 가운데 62.5%는 월평균 임금이 200만원 미만이었다. 새 일자리를 얻었지만, 월 100만원도 못 받는 중장년 근로자도 9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금 그물’도 엉성하다. 공적연금 및 퇴직연금에 가입된 중장년층은 전체 중장년 인구의 73.8%에 그쳤다. 1년 전보다 0.6% 포인트 증가했지만, 10명 중 3명가량은 연금 없는 노년을 보내고 있거나 앞둔 처지다.
세종=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