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리커창·아베, 촉나라 수도에서 ‘삼국지 정신’ 강조

입력 2019-12-25 04:04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쓰촨성 청두 세기성 박람회장에서 열린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두=서영희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중국 청두 세기성 박람회장에서 열린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자유무역질서 강화와 신산업 육성, 동북아 평화를 위한 협력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모두 ‘삼국지’를 언급하면서 3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두는 삼국지의 도시로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한·중·일을 이어주는 수많은 연결고리 가운데 삼국지만한 것이 없을 것”이라며 “유비의 덕치와 제갈량의 충의는 동양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저성장과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하자며 우선 ‘자유무역질서를 강화하는 협력’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무역장벽을 낮추고 스스로를 혁신하며 세계 시장을 무대로 성장해왔다. 자유무역은 기업이 서로를 신뢰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안전장치”라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는 교류와 협력으로 신산업 육성을 함께할 수 있다”며 신산업에서 힘을 합칠 것을 제안했다. 또 “동북아에서 철도공동체를 시작으로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 평화안보체제를 이뤄낸다면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는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동북아 평화를 위한 협력’도 강조했다.

리 총리도 청두가 삼국지의 촉나라 수도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서로 싸우는 방법이 아니라 지혜와 신의를 지키는 것을 우리가 공유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한·일 3국은 세계에서 중요한 경제체로, 힘을 합치면 동력이 엄청나게 클 것”이라며 “함께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하고 협력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베 총리는 “3국의 비즈니스 리더들과 함께 우리 3국이 협력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새로운 삼국시대를 이룩하고자 한다”며 “정부 간 관계가 어려움에 직면하는 시기가 오더라도 인적 교류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두=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