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61년만에 눈 없는 12월을 맞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겨울 전국적으로 눈이 적은 가운데 제주의 경우 산간을 제외하고 12월 들어 한 차례도 눈이 내리지 않았다.
최근 20년(1999~2018년)간 제주기상청이 조사(청사내 제주시 관측지점 기준, 산간 제외)한 12월 1~18일 눈 현상일수는 평균 6.2일이었다. 그러나 올들어 현재까지 제주지역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고, 기상청은 남은 1주일 동안에도 눈 소식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제주는 1958년 이후 61년만에 눈 없는 12월을 맞게 된다.
제주의 첫눈은 평균적으로 12월 8일을 전후로 내렸다. 지난해에는 12월 7일 첫 눈이 왔다. 1978년에는 10월 28일에 첫 눈이 내렸다. 1954년에는 1월 23일에야 첫 눈을 볼 수 있었다.
기상청은 12월 제주지역에 눈 소식이 유난히 적은 것은 우리나라 주변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반도 주변 기온이 예년보다 높게 형성된 것은 1차적으로 대기 상공(5㎞ 이상)에서 시베리아 북쪽에 강한 바람(한대제트)이 위치해 북극의 매우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남하하는 것을 저지한 때문이다. 대기 하층(1.5㎞이하)에서는 우리나라 부근으로 강하게 발달한 이동성 고기압이 다시 북쪽의 찬 공기가 남하하는 것을 막았다.
이 때문에 눈보다 비가 내린 날이 많았다. 12월 비 온날은 6일에 달했다.
기상청은 25일 눈 없는 크리스마스에 이어 다음달 중순까지도 제주지역에는 눈 소식이 없을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기상청은 12월 하순~1월 중순까지 제주지역 날씨에 대해 “현재와 비슷한 기압계가 유지되면서 북쪽의 찬 공기가 강하게 남하할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기온과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아, 눈보다는 비 또는 진눈깨비 형태로 내리는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1월 하순에는 점차 북쪽으로부터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이 낮아져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