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 고조되고 진영 대결 극심가난한 이웃에 대한 관심 낮아져…
예수 사랑으로 초갈등 사회 치유해야
성탄절이다. 2000여년 전 예수는 평화의 왕으로 오셨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무력충돌 위기, 분열과 갈등에 휩싸여 있다. 무엇보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을 향해 ‘크리스마스 선물’ 운운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미국은 “오늘 밤에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물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국회에서, 국민들은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갈라져 싸운다. 성경은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말라고 했지만 일부 인사들은 극단적인 진영 논리에 하나님까지 끌어들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한반도는 무력충돌의 위기에, 우리 사회는 분열과 갈등에 빠져 있는 것이다.
평화와 화합을 다시 생각하는 성탄절이 돼야 한다. 한국교회는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상생, 통일을 기원했다.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고 사랑으로 하나 되기를 기도했다. 한국교회총연합은 “한국교회는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본받아 더욱 낮은 자리에서 이웃을 섬기며, 주변의 모든 사람 속에서 평화를 실천하며, 사랑으로 모든 갈등을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성탄을 맞아 분단과 냉전을 극복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상생과 통일의 소망이 가득 부어지질 기원한다”고 밝혔다.
낮은 자리로 내려오신 예수를 생각하는 성탄절이 돼야 한다. 말구유에서 나신 예수는 가난한 자들과 함께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뉘어 있다. 성탄절을 앞두고 대구의 한 주택에서 일가족 4명이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반면 강남 등에서 집값이 폭등하고 집을 10채 넘게 소유한 사람이 3만7487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줄어드는 분위기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사회조사’에서 지난 1년간 기부 경험이 있는 사람은 25.6%로 2017년보다 1.1% 포인트 줄었다. 2011년(36.4%)과 비교하면 10.8% 포인트 감소했다. 앞으로 기부할 의향이 있는 사람은 39.9%로 2년 전보다 1.3% 포인트 줄었다.
시대의 아픔과 상처, 어려운 이웃을 끌어안는 성탄절이 돼야 한다. 나 혼자만, 내 가족만 평안한 것은 참 평안이 될 수 없다. 북·미 대화 재개로 한반도 긴장이 완화돼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가 임하기를 소망한다. 초갈등사회에서 벗어나 대화와 타협이 이뤄지기를,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사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사설] 성탄을 맞아 평화와 화합을 소망한다
입력 2019-12-25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