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앞세워… 세계 1위 목표로 글로벌 시장 파고 넘는다

입력 2019-12-25 18:07

희망이 사라진 시대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소재 수출 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에 올해 기업들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기업들은 허리띠 조르기를 시작했다. 연말 승진 인사는 예년처럼 승진자가 많지 않았다. 기업들은 임원 수는 줄이는 등 어려운 상황을 대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내년 사업 계획이나 예산은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희망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희망을 이야기한다. 우리 기업들은 세계 1위를 목표로 세우고 글로벌 시장의 파고를 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에서 내년 반등을 노리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는 2030년까지 1위를 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대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전기차, 수소차뿐만 아니라 차량호출서비스(카헤일링) 분야까지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SK는 사회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 기업이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들어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LG는 전례 없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하며 과거의 관성을 깨고 새로운 시대에 빠른 적응을 강조하고 있다. LG는 해마다 새해 첫 근무일에 하던 신년회를 없애고 내년부터는 PC나 스마트폰으로 신년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기업들은 업종을 망라하고 인공지능(AI)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정부는 AI를 통해 산업과 사회 모든 영역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2030년까지 최대 455조원의 AI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AI국가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정부는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연말을 맞아 이웃들과 따뜻한 온정을 나누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웃에 나누는 온기가 누군가에겐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내년 1월 31일까지 4257억원을 모금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모금액의 1%를 달성할 때마다 1도가 올라가는데, 23일 기준으로 온도는 36.4도다. 이대로라면 목표 금액을 채우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나마 기업들이 열심히 참여하면서 온도는 서서히 오르고 있다. 삼성 500억원, 현대차 250억원, SK 120억원, LG 120억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연말 온기를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기업들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이웃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기업들은 각자 업의 특성을 살려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육아와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겐 취업과 교육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건설사는 노후 주택을 개선하는 사업을 하기도 하고, 국내·외를 누비며 의료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