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위성급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B ‘글로벌호크’ 1호기가 23일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군 주도로 북한 전역을 정밀하게 감시할 수 있는 정찰자산이 확보된 것이다. 북한의 반발도 예상된다.
미국 노스롭그루먼사에서 제작한 글로벌호크 1대는 이날 오전 5시쯤 경남 사천의 공군기지 활주로에 착륙한 후 격납고로 이동했다. 군 소식통은 “글로벌호크는 북한뿐 아니라 한반도 밖 일부 지역까지 탐지할 수 있는 정찰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호크는 2만2779㎞를 비행할 수 있으며 최대 700만㎢ 면적을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비행하면 32시간 동안 악천후에도 정찰이 가능하다. 적외선 센서가 탑재돼 야간에도 감시를 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30㎝ 크기의 지상 표적을 식별할 수 있는 정밀 탐지 능력을 갖췄다. 고해상도 영상을 통해 이동식발사대(TEL)와 미사일, 차량, 사람을 가려낼 수 있다. 8500파운드급 추력을 낼 수 있는 롤스로이스사의 AE3007 엔진이 장착돼 있다.
글로벌호크 도입으로 우리 군은 북한 영상 정보를 독자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군은 백두산 인근까지 감청 정보를 수집할 수 있지만, 영상 정보는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정찰자산 확보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 능력 구축에도 필요한 것이다. 글로벌호크뿐 아니라 10∼12㎞ 상공에서 정찰하는 중고도 무인정찰기를 2022년에 전력화하고, 2025년까지 군 정찰위성 5기를 갖출 경우 독자적인 정찰 능력이 확보될 전망이다.
글로벌호크는 2011년 미국 정부 승인을 거치는 해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구매키로 결정됐다. 이후 8년 만에 완성품이 도착한 것이다. 군 당국은 내년 5월까지 1호기를 포함해 모두 4대의 글로벌호크를 도입할 방침이다.
군 당국은 이날 글로벌호크 도입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전력화 행사도 열 계획이 없다고 한다. 정찰·감시자산을 일일이 공개적으로 도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군의 입장이지만, 북한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