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빠지고 난 서울 용산기지를 중심으로 조성하는 용산국가공원 구역이 303만㎡로 확정된다. 기존보다 약 60만㎡를 넓히는 것이다. 옛 방위사업청과 군인아파트 부지,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가족공원 등이 편입된다. 미군 외인아파트는 단기 체류형 숙박시설 등으로 개방한다.
정부는 23일 이낙연 국무총리와 유홍준 위원장 공동주재로 제1회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를 열고 공원 경계를 확장하기 위한 추진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용산공원 구역을 현재 243만㎡에서 303만㎡로 24.7% 확장하기로 했다. 용산공원 북단의 옛 방위사업청 부지(약 7만3000㎡), 군인아파트 부지(4만4000㎡), 국립중앙박물관(29만5000㎡), 전쟁기념관(11만6000㎡), 용산가족공원(7만6000㎡)이 편입된다. 국토교통부는 “단절된 남산∼한강 녹지 축을 연결하고, 용산공원 남·북 측 접근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용산공원 부지 한복판에 있는 미군 드래곤힐호텔(8만4000㎡)은 결국 빠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와 용산구청 등에서 드래곤힐호텔 이전을 강력히 주장했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이 드래곤힐호텔을 비롯해 대사관·대사관 직원 숙소(7만9000㎡), 헬기장(5만7000㎡), 출입·방호시설 등을 잔류시키기로 합의한 내용을 따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제1기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의 민간공동위원장으로 유홍준 교수를 임명했다. 위원회는 내년 상반기 조경·환경·건축·역사 등 분야별 전문가 토론회를 열어 공원 조성 실행계획안을 보완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대국민 토론회 등을 열어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이 밖에 정부는 1986년 미군으로부터 돌려받았지만, 미군이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외인아파트를 보수해 내년 하반기부터 국민 체험 공간으로 순차 개방할 예정이다. 단기 체류형 숙박시설, 작은 도서관, 용산 아카이브 전시관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용산기지 시설물 전체에 대한 기본조사를 벌이고, 내년 7∼9월에 보존가치가 높은 시설물에 대해 정밀안전진단과 3D 촬영을 병행한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