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통령’ 허재의 두 아들이 팀의 희비를 갈랐다. 올 시즌 농구코트를 빛낸 차남 허훈(24)이 부상으로 빠진 부산 KT는 3연패의 수렁에 빠진 반면, 장남 허웅(26)은 올 시즌 최다득점을 기록하며 소속팀 원주 DB의 KT 격파를 견인했다.
DB는 22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프로농구 정규시즌 KT와의 경기에서 91대 73로 완승했다. 허훈이 왼쪽 허벅지 근육 파열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한 상황에서 허웅은 매쿼터 고른 득점으로 시즌 최다인 25득점을 퍼부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초반 분위기는 KT가 주도했다. 허훈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나선 포워드 양홍석은 전반 3점슛 두 개를 포함해 12득점으로 활약했다. 베테랑 포워드 김영환도 8점을 보탰다. KT는 40-34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DB는 3쿼터에서 경기를 뒤집었다. DB는 야투율 76%의 괴력을 뽐내며 38점을 퍼부었다. 그린이 3쿼터에만 3점슛 두 개를 곁들여 10득점을 폭발시켰고 허웅과 김현호, 김민구가 각각 7득점을 기록했다. KT는 양홍석이 3득점으로 침묵했고 김영환마저 무득점하며 주저앉았다.
DB는 마지막 쿼터 첫 5분 동안 한때 25점차까지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매조지했다.
전주 KCC는 이날 고양 오리온과의 원정경기에서 88대 72로 이겼다. KCC는 이대성과 이정현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라건아(23점, 9리바운드)와 송교창(19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활약에 힘입어 4연승에 성공했다. KCC(15승 10패)는 원주 DB(14승 10패)를 반 경기 차로 제치고 3위가 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