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김경수 술자리서 자리 얘기 오가… 경선 포기 전제로 제안받은 사실은 없다”

입력 2019-12-20 04:05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9일 울산지검에서 검찰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심규명 변호사와 더불어 지난해 울산시장에 도전했지만 송철호 현 시장이 단수 후보로 확정된 뒤 예비후보에서 물러났다. 연합뉴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철호 울산시장과의 당내 경선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청와대 관계자들로부터 공기업 사장 자리 등을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19일 “경선 포기를 전제로 자리를 제안받은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평소 친하게 지내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과 편하게 술자리 등을 가지면서 얘기가 오갔던 것”이라며 “청와대 특정 관계자에게 전화를 받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청와대와 여권 관계자들과 자리를 논의한 적은 있고, 그때 제가 오사카 총영사를 제안한 적은 있다”고 밝혀 의혹의 여지를 남겼다. 임 전 최고위원은 오사카 총영사 대신 고베 총영사를 제안한 사람은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라고 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2시 울산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지난 10일에 이어 두 번째 검찰 조사다. 조사를 위해 울산지검으로 들어가던 임 전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자리를 제안한 적은 전혀 없고, 불출마 조건으로 오갔던 얘기도 없다”면서 “자리 얘기는 예전부터 계속 있었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전날엔 지방선거 경선 불출마를 조건으로 청와대가 여러 자리를 제안했다는 취지로 여러 언론과 인터뷰했다. 그러나 이날 그는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부인한 것이다.

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시절 청와대 관계자나 국회의원 중에 친구들이 많았고, 그 친구들이 제가 민주당 소속으로 어려운 지역을 오래 지켜오면서 고생한 것을 알고 ‘어떤 자리라도 맡아야 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말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그 자리에서 오사카 총영사 제의가 들어왔나’는 질문에는 “오사카 총영사는 제가 제안한 것이다. 만약 가게 된다면 제가 학교에 다녔고, 교민들 어려움도 잘 아는 오사카가 적합하다고 봤다. 오사카에는 일본 유학생 간첩단 사건 등으로 피해를 본 교민이 많아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사카가 아닌 고베로 가라는 언질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한병도 수석이 ‘꼭 오사카로 가야겠냐’면서 ‘고베는 어떻나’고 말한 적은 있는데, 이 역시 친구로서 오간 대화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사카 총영사 자리가 청와대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자리라는 의미에서 의견을 말했는데, 마치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제안한 적이 있는 것처럼 알려졌다”고 해명했다.

허경구 기자, 울산=조원일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