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든 보수든 십자가·예수 보혈로 하나 돼야”

입력 2019-12-20 00:02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컨벤션홀에서 19일 열린 ‘2019 국민미션포럼’ 3부 패널토론은 이철 강릉중앙감리교회 목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왼쪽부터 김봉준(아홉길사랑교회) 한기채(중앙성결교회) 목사, 이철 목사, 소강석(새에덴교회) 이규호(큰은혜교회)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19일 열린 2019 국민미션포럼은 ‘초갈등사회’로 규정되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진단하고 갈등 해소를 위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모색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교회가 사회 갈등을 푸는 데 앞장서야 하며 진영에 상관없이 십자가의 본질로 돌아가는 게 해법이라는 데 공감했다.

이철 강릉중앙감리교회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3부 패널토론에선 참석자들이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진솔한 의견을 개진했다. 패널로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부총회장 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부총회장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소속 김봉준 아홉길사랑교회 목사, 예장통합 소속 이규호 큰은혜교회 목사가 참석했다. 패널들은 교회가 자정을 통해 신뢰회복에 나선 뒤 대화와 연합의 장을 마련해 갈등 해소에 앞장서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한 목사는 “세상이 갈등으로 치닫는 것은 서로 파워게임을 하면서 다투기 때문”이라며 “기독교 가치를 세상에서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 나라의 의와 평화, 자유, 구원, 행복 등 보이지 않는 무한한 가치를 지향하면서 대안적 가치를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통합의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2부 순서에서 기조강연을 했던 소 목사는 기독교와 기독교 지도자는 기독교적 가치와 진리를 지키기 위해 보수적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안보나 동성애 등 일부문제에선 보수 측과 가깝다는 것이다. 다만 정치적 파벌싸움으로 가는 데는 선을 그었다. 소 목사는 “정파적이어선 안 된다는 걸 전제해야 한다”며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도 지금의 초갈등 시대를 ‘심리적 내전 상태’라고 규정한 뒤 소모적 전쟁을 멈춰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진보의 반대말은 보수가 아니라 퇴보”라며 “진보는 신선하며 깨끗함의 장점이 있고 보수는 노련함과 경륜의 장점이 있는 만큼 서로의 장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가 통합의 역할을 하기 전 건전성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 김 목사는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오직 십자가파”라며 “십자가로 나가야 갈라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 진보든 보수든 십자가, 예수 보혈로 하나 돼야 한다”고 했다.

이규호 목사도 갈등이 탐욕에서 초래됐다고 진단한 뒤 “2020년 한국교회가 ‘주는 운동’을 통해 신뢰를 회복한다면 교회가 하는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 목사는 “정치와 사회가 끝없는 탐욕을 추구하는데 교회도 똑같아지면 신뢰를 잃는다”면서 “진리의 본질로 돌아가야 교회는 자정할 수 있고 탐욕을 내려놔야 지도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데 교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철 목사는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으면 공멸뿐”이라며 “복음의 진리를 먼저 살리면 자정 능력이 생기고 복음 진리 안에서 교회가 연합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갈등 해소에 언론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국민문화재단 이사장 박종화 경동교회 원로목사는 패널에 대한 질의를 통해 “국민일보는 중립이 아니라 중심을 지켜야 한다”면서 “‘예수님이라면 뭐라고 말했을까’를 중심으로 사회를 살펴야 한다. 예수 중심의 신문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윤경 장창일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