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신앙 없는 남편만 정죄하다 한마음으로 공동체와 함께해

입력 2019-12-23 00:10

사람들은 시아버지가 사장이고 남편은 회장님처럼 근무하는 우리 부부를 부러워했다. 신혼여행을 시드니와 발리로 2주간 다녀왔고 계절마다 유럽 등 해외로 떠났다. 남편은 나갈 때마다 입고 싶은 옷,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을 사주며 남달리 나를 사랑해 주었다. 주말이면 미술관, 연극, 뮤지컬을 보러 가고 고급 음식을 즐겼다. 이렇게 결혼생활은 만족했지만 신앙은 하나 되지 못했다. 남편은 결혼 전 약속과 달리 예배에 불참하는 등 신앙은 점점 식었고 교회에 대한 비판도 심해졌다. 말씀과 기도 문제로 논쟁하다가 화를 내며 물건을 던지기까지 했다. 너무나 자상한 신사로 남들에게 알려졌지만 실상은 예수님을 떠나 있었고 나는 그런 남편을 정죄하며 마음은 너무 힘들었다.

“하나님! 도대체 이게 뭡니까? 저는 남편과 함께 주를 향해 가고 싶은데 제가 뭘 잘못하는 건가요?”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항상 기뻐하라.’ 이런 말씀들도 아무 힘이 되지 못해 매일 눈물로 기도했다. 그때 죽음 앞의 극한 상황에서도 찬양하며 감사했던 바울과 베드로가 생각났다. ‘같은 예수님을 믿는데 나는 왜 이럴까?’ 예수님의 부활 사건을 다시 살펴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부활은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예수는 역사다, 자신이 믿건 안 믿건 예수님의 부활은 실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이다’고 하신 목사님의 말씀이 퍼뜩 스치며 제자들이 생각났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도망갔던 많은 제자들이 어떻게 부활을 전하다가 죽을 수 있었을까?’ 순간 ‘아!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봤구나, 예수님이 진짜 살아나셨구나!’ 성령께서 모든 고민을 단숨에 정리해 주셨다. 그리고 내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자임이 정확히 비쳐졌다.

그동안 모든 문제의 원인이 남편이 아니라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은 나 때문이었음이 비치니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 이제 예수님만 붙들겠습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나의 주인이십니다.” 그렇게 예수님을 영접하고 움켜쥐었던 모든 염려도, 남편도 주님께 맡기며 영혼구원을 위해 달려나갔다. 학원에서 피아노를 가르칠 때도, 노인복지회관에서 합창지도를 할 때도, 시립합창단에서 연습하면서도 복음을 전했고, 일주일에 한 번씩 대학캠퍼스에도 들어갔다. 그리고 오랫동안 꿈꾸며 기도했던 직장 안에 교회도 세워졌다. 가까운 친구가 변했고 쇼핑중독에 있던 언니는 복음으로 중독이 끊어졌다. 매사에 불평불만이던 동생도 예수님을 전하기 시작했고, 명예욕으로 사람을 쫓던 언니는 예수님만 의뢰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남편은 더욱 힘들게 태클을 걸었다. 그런데 드디어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시기 시작하셨다. 남편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여 승승장구하고 있던 어느 날 “여보! 나 좀 뭔가 불안해, 그리고 무기력해”라는 충격적인 말을 했다. 그러더니 겨울수련회 때 갑자기 “나도 갈까?”라며 따라나서는 게 아닌가. 함께 수련회에 참석한 후 갑자기 남편 사업에 큰 어려움이 닥쳤다. 그때 지체들의 ‘오직 주만이’ 간증을 통해 성령께서 마음의 문을 두드리셨다. 그리고 놀랍게도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굴복시켜 주셨다.

남편이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순간 내게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고 새벽을 깨워 기도하기 시작했다. 영화와 골프도 끊고 나보다 교회에 앞장서 가며 예배당 맨 앞자리에 앉아 눈이 퉁퉁 붓도록 울며 찬양과 기도를 했다. 지금은 중·고등부 교사를 자원하여 그들을 품고 말씀을 전하며 기도한다. 남편과 나는 한마음으로 공동체와 함께 간다. 공동체는 나의 영원한 가족이기에 영원히 함께하는 것이 마땅하다. 공동체가 가는 길이 곧 내가 가는 길이고 우리 가정이 가는 길이다.

이정은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