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南北 철도 연결 다시 언급

입력 2019-12-19 04:03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스웨덴 정부가 지난 10월 스톡홀름에서 북·미 대화를 주선해준 것에 사의를 표하며 “반드시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서영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한반도 평화는 대륙·해양의 네트워크 연결로 이어지고, 남북의 도로·철도가 연결되면 유라시아 대륙을 거쳐 스칸디나비아까지 육로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코앞에 두고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을 다시 언급한 것이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 등 일부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것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북한에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서울에서 열린 한·스웨덴 비즈니스 서밋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면 새로운 도전 공간이 만들어진다”며 “한반도를 거점으로 북극 항로가 연결돼 태평양, 북극해로 친환경 선박이 활발하게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처음으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을 밝혔다. 남북과 중·일·러·몽골 동아시아 6자와 미국이 참여하는 ‘6+1’ 구상이다. 철도를 중심으로 다자 경제협력체제를 만든 뒤 이를 다자 안보협력체제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남북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에 합의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남북 철도 연결뿐 아니라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도 요원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동아시아 철도·도로 연결은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평화경제, 신한반도체제의 핵심 구성요소”라며 “유엔의 제재 해제가 선행돼야 하지만 (이날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을 향해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는 신호를 보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서밋에서 “평화가 경제이고, 경제가 곧 평화라는 것을 스웨덴이 증명했다”며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은 평화를 기반으로 포용·혁신을 이뤘고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자유무역체제가 발전하도록 양국 경제인들이 함께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스스로 비핵화 길을 선택한 스웨덴의 사례를 언급하며 한반도 비핵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서밋 이후 청와대에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스웨덴은 한국전쟁 의료지원단, 중립국 감독위원회, 한반도 특사 등으로 항상 한반도 평화를 지지해줬다”며 “(지난 10월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에서 북·미 대화(비핵화 실무협상)를 중재해줘서 감사하다. 반드시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으로부터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것을 축하했다. 뢰벤 총리는 “양성평등과 기후위기, 평화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화답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