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리그컵 0대 5 대패, 그런데 왜 웃지?

입력 2019-12-19 04:06
리버풀 유망주 하비 앨리엇(가운데)이 18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아스톤 빌라와의 EFL컵 8강에서 드리블 돌파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디펜딩챔피언 리버풀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나가게 돼 고민에 빠졌다. 가장 바쁜 12월에만 9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쳐야 해서다. 결국 리버풀은 클럽월드컵에 1군을 보내고 잉글랜드축구리그(EFL)컵엔 유스팀을 내보내는 선택을 단행했다.

어린 선수들이 나선 리버풀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아스톤 빌라와의 EFL컵 8강에서 0대 5로 대패했다. 비록 컵 대회에서 탈락했지만 웃을 수 있는 리버풀이다.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한다면 더 큰 실리를 얻을 수 있어서다.

먼저 유스팀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다. 빌라전 선발 11명의 평균 나이는 19세 182일로 구단 역대 최연소였다. 하비 엘리엇(16), 키-야나 회버(17) 등 10대들은 성인팀을 상대로 기죽지 않고 매서운 공격을 펼쳤다.

정예 1군팀에게는 재정적인 이득과 명예를 얻을 기회가 왔다. EFL컵 우승팀은 10만 파운드(약 1억5000만원)의 상금만 받는다. 반면 클럽월드컵 우승팀의 상금은 400만 파운드(약 61억원). 단 2게임만 치르고도 EFL컵 우승 상금의 40배를 벌 수 있다.

16일 카타르 도하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대비해 1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위르겐 클롭 감독의 모습. AP뉴시스

리버풀은 1981년 클럽월드컵 전신인 인터콘티넨털컵에서 브라질의 플라멩고에 0대 3으로 패하며 세계 챔피언이 되는데 실패했다. 이후 38년 동안 리그 우승 6회, 유럽대회 우승 3회를 달성했지만 세계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리버풀로선 국내·유럽·세계 챔피언이 되는 숙원을 풀 수 있다.

리버풀은 유럽 슈퍼컵에서 이미 우승했다. 리그에선 승점 10점차 단독 1위다. 클럽월드컵을 제패하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에 오르면 위르겐 클롭 감독은 한 시즌 5개 대회에서 우승한 첫 잉글랜드 프로팀 감독이 된다.

또 선수들은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사전 답사의 기회를 얻었다. 1군 엔트리 23명 중 16명이 국가대표다. 이들은 12월에 월드컵이 열릴 카타르의 환경을 미리 체험한다. 결승전이 열리는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국제경기장은 월드컵 개최 경기장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