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눌 말씀은 에스더 4장 16절이다. “나를 위하여 금식하되 밤낮 삼 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소서 나도 나의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 하니라.”
이 말씀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자. 건강의 비결은 사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데 있다. 의사들은 보통 환자의 질병 자체를 본다. 관절염이면 관절의 상태를 보고, 디스크면 척추를 본다. 그런데 개인적인 질병은 현상일 뿐 근본문제는 스트레스라는 것을 알게 됐다.
5~6년 전 병원을 찾은 척추 환자가 있었다. 증상은 심각했지만 못 고칠 병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분을 보니 심리적으로 대단히 불안한 상태였다. 마치 병이 나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만 같았다. 실제로 두 차례나 극단적인 시도를 한 전력이 있었다. 복잡하게 꼬인 가정사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지 못한 게 이유였다. 가슴에 응어리가 맺힌 것이다.
정신, 더 나아가 영적인 영역을 돌보지 않는 이상 그 환자의 삶을 돌이키는 게 어려워 보였다. 바로 정신과 의사와 연결했다. 목회자도 만나게 해 영적인 위로를 받도록 했다. 다행히 마음의 병을 고칠 수 있었다.
인간의 병은 드러나는 일회적 증상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육체뿐 아니라 마음과 영혼까지 돌보는 전인적 치유가 필요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건강한 젊은이가 있었다. 건강은 타고난 사람이었는데, 한동안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더니 갑작스럽게 건강이 망가져 버렸다.
고지혈증 수치부터 혈압까지 상승하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아내와 반복해 싸우고 있었다. 직장에서도 누명을 받고 있었다. 이런 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불러 왔다. 혈압은 200을 넘었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야기했던 문제들이 해결되자 놀랍게 모든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지속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이 나오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질병에 노출됐을 때 이길 수 없게 된다. 이 상태에서 암세포가 만들어지면 이기지 못하고 암 환자가 되기 쉽다.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쉽게 항복 선언을 하고 만다.
이뿐 아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예방접종도 효과가 떨어진다. 스트레스라는 말은 원래 ‘팽팽히 조인다’라는 뜻의 라틴어 스트링어(stringer)에서 왔다. 우리를 찍어누르는 무게를 버티며 팽팽하게 저항하다 끊어지기 직전까지 몰리는 심리 상태를 스트레스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극단적 심리 상태를 갖고 사는 것은 불행하다. 벗어나야 한다.
왜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고 건강을 잃는 것일까. 생존본능이 극대화된 데 이유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본능을 강박적으로 지닌 사람들은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성경에서 가장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인물이 있다. 바로 에스더다. 그녀는 하만의 모략으로 삼촌과 이스라엘 민족 전체가 멸절될 위기를 보며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에스더에게는 민족을 구할 아무런 힘이 없었다. 삼촌 모르드개를 구할 여력도 사실 없었다. 이때 모르드개가 에스더를 꾸짖었다. “네 아비와 민족이 멸절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거냐”는 것이었다.
이때 에스더가 받았을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순간 에스더의 놀라운 신앙 고백이 터져 나온다. 바로 ‘죽으면 죽으리다’라는 외침이었다. 스트레스를 던져 버리는 순간이었던 셈이다.
에스더는 생존본능에 사로잡히지 않고 죽으면 죽으리라는 믿음으로 스트레스뿐 아니라 근본 원인까지 이겨낸 것이었다.
스트레스는 내가 가진 태도의 열매다.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고 필승의 의지가 되기도 한다. 스트레스의 요인을 이겨낼 강력한 믿음으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단련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