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 전력화 행사가 17일 비공개로 열렸다. 공군은 이미 홍보를 충분히 한 데다 보안 문제까지 감안해 비공개 행사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F-35A 도입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해온 북한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군은 이날 오전 충북 청주 공군기지 격납고에서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주관으로 F-35A 전력화 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지 않은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주요 전력화 행사에 초청했던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이번에는 초청하지 않았다. 언론에 보도자료나 사진, 축사도 공개하지 않았다.
공군 관계자는 “F-35A는 국군의 날 행사와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9(서울 ADEX 2019)’를 통해 충분히 홍보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F-35A에는 다른 전투기들에 비해 엄격한 보안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이 F-35A 운영과 관련해 한국과 사업보안지침서(PSI)를 체결하는 등 극도로 높은 보안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보안 규정을 어기지 않는 수준에서 새 무기의 실전 배치를 기념하는 행사를 공개하는 것은 가능하다. 일본은 지난해 2월 미사와 공군기지에서 F-35A 1호기 도입 기념행사를 열기도 했다.
특히 전쟁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되는 F-35A 전력화 행사를 조용히 치르는 것은 이례적이다. 공군은 지난 1월 정 장관과 국회 국방위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KC-330 공중급유기 전력화 행사를 열고 ‘원거리 작전능력의 획기적 신장’이라고 홍보했다.
군 당국이 F-35A 도입에 반발해온 북한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는 높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월 한국의 F-35A 도입에 대해 “선제공격 야망을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군 일각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국방부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정 장관과 함께 참석한 국군의 날 행사에서 F-35A를 포함한 국군 전력을 사열했는데 또다시 대대적으로 전력화 행사를 열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군 당국은 조만간 미국에서 들여오는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1호기 도입도 비공개로 진행할 방침이다. 정찰·감시 자산을 일일이 공개적으로 도입하지 않는다는 게 공군 측 입장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