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정일 8주기… 北, 업적 과시하며 ‘내부 결속’ 가속

입력 2019-12-17 04:03
김정일 국방위원장 7주기인 2018년 12월 17일 평양 만수대언덕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하는 북한 근로자와 청소년학생, 인민군 장병.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8주기를 하루 앞둔 16일 보도를 통해 그의 업적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추모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면서 그의 아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중심으로 일심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정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내부 결속을 독려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온 사회의 일심단결을 빛나게 실현하신 불세출의 위인’이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오늘 우리는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 마련해주시고 유산으로 물려주신 일심단결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가를 뼈에 사무치게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인민은 위대한 장군님께서 얼마나 고귀한 혁명유산을 마련해주시였는가를 가슴 뜨겁게 절감하고 있으며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김정은)를 유일 중심으로 하는 우리의 일심단결을 백방으로 다져나갈 맹세를 더욱 굳게 가다듬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모 분위기 조성에 열을 올리면서도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자고 주문한 것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별다른 성과 없이 연말이 지날 경우 ‘새로운 길’을 걷겠다고 천명한 만큼 이에 앞서 내부 결속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신문은 ‘인민행 열차의 기적소리는 영원하리라’ ‘위대한 혁명생애의 마지막 나날에’ ‘그날은 12월 16일이었다’ 등의 기사와 사진 등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생전 일화·모습을 소개했다. 다만 올해는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닌 만큼 중앙추모대회 등 대규모 행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3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한 이후 관련 사실을 주민들에게 전하지 않으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북한은 시험 뒤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만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짤막하게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연말 시한까지는 도발 수위를 조절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