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너무 비싸” 제주 온 이주민들 다시 유턴

입력 2019-12-17 04:08

여유로운 삶을 꿈꾸며 제주로 이주했던 이들이 다시 ‘육지’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제주 전출인구의 87%가 이주민이었다. 이들 절반이 제주살이 2년을 채우지 못했다.

16일 제주연구원이 최근 제주도에 제출한 ‘제주도 인구정책 종합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지역 인구는 2009년 56만618명에서 2018년 66만7191명으로 10년 새 10만6573명이 증가했다. 전국 평균(0.5%)을 4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2014년 이후에는 한 해 인구 증가 규모가 1만~1만7000명에 달하면서, 연평균 인구 증가율이 2.8%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전입자는 줄고 전출자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순 유입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다.

제주지역 총전입자는 2009년 2만902명에서 2017년 4만1752명까지 증가하다가 2018년 3만9189명으로 하락했다. 반면 총전출자는 2009~2014년 2만1000명대를 유지해오다, 2018년 3만332명으로 크게 늘었다. 제주를 빠져나간 전출인구에서는 이주민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2018년 제주 전출인구 3만322명 가운데 제주도민은 13.0%(3929명, 10년 이상 거주자 도민으로 산정), 반면 이주민은 87.0%(2만6393명)로 조사됐다.

전출 이주민들의 제주 거주기간은 절반가량이 2년 미만(1년이하 30.8%, 1년이상 2년미만 18.6%)이었다. 이어 2~3년 20.8%, 4~7년 4.5%였다. 이주민들의 전출은 지가 상승에 따른 주택 구입비 부담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제주지역 주택구입 부담지수는 87.7(지난해 4분기 기준)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133.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2015년부터 전국 평균을 넘어섰다. 이주민 유출 시기와 비슷하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