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복음화 돕자”… 오륜교회, 교육 시스템 전수 나서

입력 2019-12-17 00:01
김은호 서울 오륜교회 목사가 지난 10일 아프리카 우간다 엔테베 지역에서 개최된 2019 우간다한인선교사협회 영성수련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부흥의 불길 타오르게 하소서. 주님의 나라 이 땅 새롭게 하소서.”

아프리카 우간다 엔테베의 한 콘퍼런스홀에 한국어 찬양이 울려 퍼졌다. 현장에 모인 이들은 우간다와 남수단에서 사역 중인 한인 선교사와 가족 200여명. 찬양이 끝나자 “주여”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우간다의 온전한 복음화와 크리스천 리더 양성, 아프리카 복음화로의 확산 등 기도제목이 이어졌다.

지난 10일 개회한 2019 우간다한인선교사 영성수련회 모습이다. 우간다한인선교사협회(한선협 회장 최정호 선교사)는 매년 12월 선교사들의 사역현장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사역을 격려하기 위해 수련회를 개최해 왔다. 올해 수련회는 예년과 다른 두 가지 큰 특징이 있었다. 한 가지는 수련회 명칭 앞에 ‘오륜교회(김은호 목사)와 함께하는’이란 수식어가 붙었다는 점, 다른 한 가지는 한국교회 교육선교 DNA를 우간다에 접목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저녁집회 강사로 나선 김은호 목사는 “오늘 나의 꿈속에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 있지 않다면 그건 비전이 아니라 야망에 불과하다”며 “나와 남의 사역을 비교할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다 보면 주께서 예비하신 열매가 분명 맺힐 것”이라고 권면했다.

3박4일간 진행되는 수련회를 위해 오륜교회에서는 성도 41명이 동행했다. 수련회 진행과 찬양, 특강, 중보기도팀, 선교사 자녀(MK) 프로그램까지 현장 곳곳에서 헌신이 이어졌다. 한 회기 동안 이번 수련회를 준비해 온 한선협 직전 회장 김세현 선교사는 “영성수련회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각자의 사역을 돌아보고 새로운 동력을 얻는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년 세계 각지에서 강사가 초청되지만, 수련회 전반을 이끌어주기 위해 여러 성도가 동행한 적은 처음”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둘째 날인 11일 오후, 참석자들의 눈이 번쩍 뜨일 만한 강의가 펼쳐졌다. 주경훈 꿈이있는미래(꿈미) 소장이 신앙 공동체 전 세대를 하나의 메시지로 연결하는 ‘원 포인트 통합교육’의 중요성과 그 도구를 소개했다. 그는 다음세대가 쉽게 성경을 이해하도록 제작된 강의 자료, 보고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게 성경구절을 암송할 수 있는 동영상 등 사역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교육 콘텐츠를 선보였다. 참석자들에겐 1학기(6개월) 동안 다음세대 교회학교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제작된 영문판 꿈미 교재가 배부됐다.

2019 우간다한인선교사협회 영성수련회 참가자들이 지난 10일 우간다 엔테베 지역의 한 호텔 콘퍼런스룸에서 통성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

반응은 뜨거웠다. 교육 자료를 현장에서 어느 학령기에 접목하면 더 효과적일지, 인쇄물과 영상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등 질문이 쏟아졌다. 김 선교사는 “우간다는 가톨릭을 포함한 기독교인 비율이 84%에 달하고 주류 교단인 우간다 성공회 성도 수가 1300만명이 넘지만, 교회 지도자 중 성경을 제대로 읽어 본 사람이 드물 정도”라고 했다. 이어 “교회학교를 운영하는 곳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며 “그 이유는 다음세대를 위한 교재도, 교재를 활용해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학생 교육과 NGO사역 4년 차인 허진 선교사는 “선교지에선 마음이 굴뚝같아도 교육할 도구가 없어 늘 고민인데 모든 꿈미 콘텐츠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제작된 동영상에 영문 자막을 입히는 것보다 현지인 어린이와 교사들이 등장하는 영상 콘텐츠가 보급된다면 더 효과적인 교회교육이 가능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주 소장은 “수련회 일정 후 우간다 성공회와의 교육 콘텐츠 제휴를 공식화하고 유스트레이닝센터(가칭) 설립을 통한 교회 교사 및 목회자 교육, 꿈미 콘텐츠의 현지화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륜교회는 지난 3월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대 교단 안에서도 손꼽히는 대형교회지만 내부적으로 설립을 기념하는 모습은 소박했다. 성대한 축제 같은 기념행사도, 교회 외부에 30주년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모습도 없었다. 대신 교회가 가꿔온 장점을 흘려보내기로 했다.

김 목사는 “기념행사는 자축에 불과할 뿐 사역의 확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하나님께서 교회에 주신 교육선교 역량을 우간다의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에 집중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꿈미를 통해 흘려보내는 헌신이 ‘아프리카의 진주’라는 수식에 걸맞게 우간다를 복음으로 빛나게 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엔테베(우간다)=글·사진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