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을 모아 지하 정원에 비춘다”… 종각역 지하보도에 ‘태양의 정원’ 개장

입력 2019-12-16 04:02
서울시민들이 15일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 북측 지하공간에 자연채광 제어기술로 조성된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 북측 ‘태양의 정원’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상 집광부에서 채집된 태양광이 쏟아져 내리는 지하정원에 유자나무, 금귤나무, 레몬나무 등 37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란다. 정원 둘레에는 사람들이 앉아 담소를 나눈다.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 북측 지하공간이 혁신적인 자연채광 제어기술로 시민들에게 햇빛과 푸르름을 선사하는 도심 속 지하정원으로 재탄생했다.

서울시는 종각역에서 종로서적(종로타워 지하2층)으로 이어지는 지하보도에 ‘종각역 태양의 정원’을 조성해 13일 개장식을 가졌다. 박원순 서울시장,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개장식에는 많은 시민들이 운집해 ‘도심 속 핫플레이스’를 예감케 했다.

자연채광 제어기술은 지상의 햇빛을 원격 집광부를 통해 고밀도로 모아 특수 제작된 렌즈에 통과시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지하까지 전달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지상에 설치되는 8개의 집광부 장치는 태양 궤도를 추적해 효율적으로 태양광을 모을 수 있으며, 투명한 기둥으로 태양광이 전송되는 과정을 시민들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했다.

태양의 정원은 단순한 녹지공간에서 벗어나 계단을 객석으로 리모델링해 자연채광과 식물의 싱그러움 속에 각종 교양강좌나 소규모 공연이 가능하도록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특히 종로청년숲 등 청년창업 지원을 위한 공간도 마련해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홍보, 판로, 교육, 지원사업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태양의 정원에서는 한파나 미세먼지 등 외부 기상여건과 상관없이 지하에서 자연 그대로의 태양광을 느낄 수 있으며, 날씨가 흐린 날엔 자동으로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으로 전환돼 외부 날씨와 상관없이 일정한 조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박 시장은 “특별한 쓰임없이 비어 있던 공간, 그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통로 역할에 불과했던 곳이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지상의 태양광을 끌어들여 나무가 자라고 사람이 머무는 공간으로 바뀌었다”며 “종각역 태양의 정원은 혁신기술의 테스트베드이자 서울의 지하 유휴공간 재생에 대한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중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