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미션포럼] “이념논리를 신앙화하면 이게 진짜 위기”

입력 2019-12-16 00:01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지난 1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소 목사는 오는 19일 열리는 국민미션포럼에서 ‘초갈등사회, 예수님이 답하다’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강민석 선임기자

“대한민국은 정말 초갈등 공화국입니다. 신앙으로 진영논리를 덮어버리고 사회를 이끌어가야 하는 교회마저 좌우 이념 논리에 편승하고 있습니다. 더 무서운 게 뭔지 아세요. 진보든 보수든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기가 따르는 이념논리를 신앙화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진짜 위기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부총회장인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지난 1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초갈등사회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기상황과 해법을 소개했다. 그는 “교회는 아브라함처럼 은혜를 베푸는 ‘A동기’와 모세처럼 율법을 강조한 ‘M동기’를 조화롭게 해야 한다”면서 “두 가치가 충돌할 때는 복음도, 율법도 폐해선 안 되며 복음과 율법이 선순환을 이루도록 했던 바울의 ‘P동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 목사는 교회에 적용할 수 있는 3가지 동기를 한국사회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대한민국에는 순수한 가치와 역사적 전통성이라는 A동기와 그 가치와 역사성을 공격하는 M동기가 출현했다”면서 “문제는 M동기가 대한민국의 가치와 역사적 정통성을 부인하고 헌법을 뜯어고쳐 사회주의로 가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초갈등사회에서 한국교회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 바울처럼 P동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순수한 가치와 역사성을 인정하고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변화하려는 진보진영의 진의는 이해하되 과격하고 극단적인 면은 절제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 목사는 “진보와 보수가 함께 어우러져 선한 경쟁과 견제를 하면서 탈(脫)갈등 사회의 해법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안에서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 포용과 관용 중심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한국사회가 처한 갈등이 영적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소 목사는 “초갈등사회에 사탄은 세 가지 영으로 ‘바벨론의 포도주’를 마시게 한다”면서 “첫째는 교권과 정권을 뜻하는 정사의 영, 둘째는 물질을 뜻하는 맘몬의 영, 셋째는 음란의 영”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일부의 분노를 종교적·신앙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문재인정부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남은 임기에 성공하도록 힘써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진리의 노예가 돼야지 이념과 사상, 내로남불의 낡은 사고에 얽매여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소 목사는 대한민국의 역사적·신앙적 의미를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은 기독교와 대종교의 정신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그래서 국가 명에서 ‘대한’은 민족주의적 전통을, ‘민국’은 서양선교사에 의해 이식된 민주주의 정신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 목사는 “하나님은 전 세계 70억명의 인구 중 5000만명을 선택하셔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로 불러주셨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작은 나라에서 진보와 보수, 동서, 세대, 빈부, 노사, 여야로 나뉘어 총 겨누듯 치열하게 싸운다. 교회는 그 이유가 뭔지 냉철하게 점검하고 신앙 본질과 가치를 붙들고 연합·소통하며 사회가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 목사는 오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초갈등사회 한국교회가 푼다’는 주제로 열리는 ‘2019 국민미션포럼’의 기조강연을 한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